경남 거제시와 전남 완도군이 이르면 다음달 선정을 앞둔 국립에코난대수목원 유치에 사활을 걸고 맞붙었다. 1000억~2500억원의 국비 지원이 예상되는 국립난대수목원을 유치하면 지역 관광산업의 거점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거제 - 완도, 최대 2500억 사업 국립에코수목원 유치戰
10일 경상남도와 전라남도에 따르면 산림청은 이달 말까지 유치 제안서를 받아 다음달 초 현장 심사 및 평가를 거쳐 입지 선정 결과를 최종 발표한다. 경상남도와 전라남도는 시민사회단체까지 동원해 유치 총력전을 펴고 있다. 거제시는 지난 5일 지역 220개 시민·사회·자생단체로 구성된 ‘국립난대수목원 범시민 유치 추진협의회’를 발족하고 범시민 결의대회 및 시민운동을 벌이고 있다. 협의회는 최대 10만 명이 참여하는 서명운동을 펼치고 대정부 건의문 등을 국회와 산림청 등에 전달하기로 했다. 거제시는 2009년부터 국립수목원 조성을 산림청에 건의해왔다. 기본계획 용역과 자연자원 조사, 사업 대상지 주도로를 도시계획 도로로 지정·고시하는 등 사전 준비도 진행했다. 동부면 구천리 일원 국유림 200㏊를 대상지로 정했다. 국비 1000억원을 들여 경남 최초의 산림복지시설을 유치하고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연다는 구상이다. 경상남도 관계자는 “거제는 연평균 기온이 14.3도로 전형적인 해양성 난대기후를 보여 난대 및 아열대 식물이 자생하는 데 최적의 대상지”라며 “국유림으로 입지 확보가 수월해 사업 추진이 용이하다는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전라남도 역시 완도 유치를 위해 ‘국립난대수목원 유치 추진단’을 조직하고 주민 서명운동에 들어가는 등 유치전을 가열시키고 있다. 완도에 100㏊ 규모의 기존 수목원이 있어 시간적·경제적으로 최적의 여건을 갖췄다는 판단이다. 전라남도 관계자는 “완도수목원은 이미 100년 이상 된 나무가 있는 국내 최대 난대림 자생지”라며 “기후변화에 따른 난대 산림의 생태계 변화를 연구하기에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전라남도는 2000억~25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기존 완도수목원을 400~500㏊ 규모로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남해안 관광벨트 사업의 핵심 거점이 구축되는 데다 완도군의 해양치유산업과 연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는 자체 타당성 분석 결과 초기 투자비와 운영비는 3717억7000만원인 데 비해 수목원 입장객과 교육, 관람시설 이용 등 편익은 8834억6200만원으로 비용편익(B/C)이 1.46으로 나와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산림청이 구상하고 있는 국립에코난대식물원에는 200㏊ 부지에 기후대별 유리온실과 식물연구지구, 교육·휴양지구, 6차 산업화지구 등을 조성한다.

거제=김해연/완도=임동률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