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타결 가능성…억류자 거처 제공·격리아동 보호 강화

미국 상원은 26일(현지시간) 남부 국경지대의 불법 이민자 처우개선을 위한 46억 달러(5조3천억 원) 규모의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상원은 이 법안을 84 대 8의 초당적인 지지 속에 처리했다.

반면 상원은 전날 하원에서 민주당 주도로 통과시킨 유사 법안에 대해 찬성 37, 반대 55로 부결시켰다.

美상원, 불법 이민자 처우개선법 통과…하원 법안은 부결시켜
공화당과 백악관은 상원 법안대로 처리되길 희망하지만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이 법안을 수정없이 곧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송하라는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신속한 협상을 압박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 후 "조정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부 진전이 있다"고 타협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하원이 뭔가를 이루려고 상원과도 만나려고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고,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도 "우리는 이번 주에 끝내고 대통령에게 법안을 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의회는 독립기념일이 있는 내주 초 일주일 간 휴회에 들어가기 때문에 그 전에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

상원과 하원의 법안은 공히 국경경비대에 억류된 이민자의 거처와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10억 달러 이상, 부모와 격리된 이민자 어린이들을 돌보기 위한 30억달러 가량의 예산을 투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이 자금을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예산으로 전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격리된 어린이의 후원자 정보가 이들을 추방하는 데 악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다만 상원 법안은 격리된 어린이들을 돌보기 위한 자금 전달 시 상대적으로 덜 엄격한 조건을 부과했으며, 이민세관단속국(ICE) 급여 지출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 텍사스주의 창문도 없는 한 국경경비대에 300명이 넘는 유아와 어린이들이 수용된 끔찍한 환경에 관한 언론 보도가 잇따르면서 인도적 지원을 위한 법안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다.

또 국경경비대는 지난달 중남미 가족을 포함해 13만3천명의 불법 이민자를 체포했는데, 월 단위로 10만명을 넘은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일 만큼 급증하는 이민 행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美상원, 불법 이민자 처우개선법 통과…하원 법안은 부결시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