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전 정비사업, 반쪽수주 여파…증권가, 한전KPS 목표주가 꺾어
한국 기업들이 한국이 짓고 있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지역 원자력발전소의 장기정비계약(LTMA)을 단독 수주하는데 실패하면서 이에 따른 영향이 금융투자업계로 번지고 있다.

바라카 원전 정비계약은 한국형 APR1400 원전 4기(총 5600㎿)를 유지·보수 및 정비하는 프로젝트로 당초 계약기간 10~15년, 계약액만 2조~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주도권을 UAE가 가져갔고, 계약기간도 5년에 그쳤다. 이번 정비계약에 포함된 업체는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해 한전KPS, 두산중공업 등이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UAE 원전 정비계약은 마무리됐으나 기간이나 금액 모두 기대치 밑돌았다"며 "한전KPS의 실적 전망치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전KPS의 목표주가를 당초 4만6000원에서 3만7000원으로 19.5% 하향조정했다. 뿐만 아니라 UAE 바라카 원전 정비사업 관련 매출이 당초 예상보다 늦은 2021년부터 발생한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그는 "당초 UAE 바라카 원전 정비계약 수주는 약 1조2000억원(1기당 300억원 이상, 10년 계약 기준)으로 예상했지만 계약 기간도 짧고 계약 규모도 알 수 없게 됐다"며 "2021년 1호기 상업운전과 함께 본격적으로 이익에 기여할 전망이다"라고 분석했다. 한전KPS의 연결기준 2분기 매출액은 342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9% 늘어나지만, 영업이익 612억원으로 4.3% 감소한다는 추정이다.

다만 이 연구원은 "2015년 채용된 관련 인력 400명이 매출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해석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비계약 수주 내용이 시장에서 이미 노출된 악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UAE원전 장기정비사업계약의 내용은 시장의 최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이미 시장에 노출된 악재라는 점에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라고 판단했다.

그는 최근 내놨던 한전KPS가 UAE원전 정비계약을 100% 수주하지 못할 가능성을 반영한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한전KPS에 대해 2020년 하반기부터 발생할 예정인 UAE원전 관련 매출액 전망치를 50%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일부 정비업무가 한전KPS가 아닌 정비업체에게 부여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