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발생한 한빛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열출력 급증 사고는 계산오류, 조작미숙 등 ‘인재(人災)’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고에서 핵연료 손상 징후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빛 1호기 사고는 人災…무자격자 조작미숙·계산오류 탓"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24일 전남 영광군 영광방사능방재센터에서 이 같은 내용의 특별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달 10일 정기 검사를 하던 한빛 1호기의 열출력 제어 능력을 시험하다 출력 급증 사고가 발생하자 원안위에 보고했다. 원안위와 KINS는 열출력 제한치(5%) 초과 상황에서도 원자로를 즉시 정지하지 않는 등 규정 위반 정황을 확인하고 지난달 20일부터 특별조사를 벌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한빛 1호기 열출력 급증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근무자의 계산오류다. 원자로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 제어봉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측정하는 방법을 14년 만에 바꾸면서 근무자가 근거가 될 계산을 잘못했다. 핵연료 교체 후 원자로가 안전한 출력운전을 하기 위해서는 제어봉이 원자로 출력을 설계된 대로 제어할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게 필수다. 이 제어봉 제어 능력 측정법을 14년 만에 ‘붕소희석 및 제어봉 교환법’으로 바꿨는데 반응도를 계산한 A차장은 기동 경험이 처음이었고 관련 교육 훈련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원자로 제어봉 조작 그룹 간 편차가 발생한 것은 제어봉 조작자의 운전 미숙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제어봉을 2회 연속 조작해야 하지만 한 그룹에서 1회만 조작했다. 원안위는 재발방지대책을 담은 종합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막연한 원전 공포를 부추길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원전 안전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일각에선 한빛 1호기 사고를 체르노빌 사고에 빗대는 등 근거 없는 원전 공포를 부추겼지만 이번 조사 결과로 그들의 주장이 과장됐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도 “종사자 교육에 힘쓰는 등 원전 안전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탈원전 정책으로 인재들이 빠져나가고 실적 부진에 빠진 한수원이 안전교육 예산을 줄이면 이 같은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