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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정비 불발도, 공기업 적자도…'脫원전 정책'과 무관하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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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에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등
    급격한 脫원전에 부작용 커져도
    정부는 "본격 시행 아냐" 발뺌

    조재길 경제부 기자
    단독정비 불발도, 공기업 적자도…'脫원전 정책'과 무관하다는 정부
    정부는 24일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의 정비사업 계약 관련 브리핑에서 “우리가 단독 정비계약을 따내지 못한 것은 원전 정책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탈(脫)원전’ 탓으로 몰아가지 말라는 것이다.

    정부는 2017년 말부터 탈원전 대신 ‘에너지 전환’이란 용어로 바꿔 부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해 6월 19일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탈핵 시대’를 선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지 않은 변화다. ‘탈핵→탈원전→에너지 전환’으로 바뀐 것은 원전 폐지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원전정책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에너지 전환 정책은 앞으로 60여 년에 걸친 초장기 계획”이란 점을 강조해 왔다. 탈원전을 추진하되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의 가동을 연장하지 않는 식으로 완만하게 진행할 것이란 설명이다. 연간 수조원씩 이익을 내던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 전력·발전 공기업이 적자의 늪에 빠진 것도 원전 이용률 감소가 아니라 ‘국제 에너지가격 상승 때문’이라고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엄밀히 말해 탈원전 정책은 본격화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자력계는 이런 논리가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유례없이 탈원전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다. 한수원은 작년 6월 이사회를 열어 1982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 월성 1호기를 36년 만에 조기 폐쇄하기로 의결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선 원전을 60년 이상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게다가 월성 1호기엔 안전성 강화 및 노후설비 교체 목적으로 약 7000억원이 투입된 상태였다. 전국 61개 대학의 교수 225명이 참여하고 있는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는 월성 1호기의 가동중단 배경에 대해 공익감사 청구를 검토 중이다.

    주민 동의 절차를 거쳐 부지 매입이 상당 부분 진행된 원전 6기를 백지화한 것도 급격한 탈원전 정책 사례로 꼽힌다. 특히 2022~2023년 준공 예정이던 신한울 3, 4호기는 공정률이 10%를 넘었던 터여서 추후 민간업체와의 소송 과정에서 수천억원의 매몰 비용이 더 소요될 수 있다.

    지난 60년간 에너지 안보를 책임져 온 원자력계는 자포자기 상태다. 핵심 인력 및 기술 유출이 현실화하고 원전부품 생태계까지 무너지고 있지만 정부 인식은 너무 안이하기 때문이다. 원자력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2년간의 ‘탈원전 실험’에 대한 부작용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그러니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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