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대표 이석희·사진)는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학교를 찾아가 반도체 교육을 하는 ‘SK하이닉스 사내대학(SKHU) 행복교실’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올해는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의 중·고교를 중심으로 총 1800명을 교육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기술 지식과 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미래 인재를 양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 글로벌 전자업체인 A사가 중국 주하이에 새로 짓는 최신 시스템반도체 공장의 승패를 한국인 손에 맡겼다. 공장의 장비 선정과 라인 구성부터 제조공장 운영까지 한국 컨설팅사에 맡긴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인정 받은 최진석 사장이 주인공이다. 장비 공급업체 선정을 위해 선전에 머물고 있는 최 사장은 지난 15일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 반도체업계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길과 중국 반도체 굴기의 전후 사정을 털어놨다. 그의 말을 최대한 있는 그대로 옮긴다. 그의 일부 주장은 본지의 논조와 다를 수 있음도 밝힌다.나는 한국 반도체 업계를 통틀어 중국 반도체 산업의 현황을 가장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말까지 3년 6개월간 대만에서 일하며 중국 반도체의 성장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중국 반도체 사업에 참여하는 대만인은 물론, 중국 업체 관계자들도 조언을 구하기 위해 찾아온다. 그렇다 보니 중국 '반도체 굴기'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다.한국에 보도되는 중국 반도체 굴기 내용들은 과장됐거나 실제와 다른 것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까지 메모리 반도체 영역에서 중국의 굴기는 없다. 각종 풍문에도 불구하고 지금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는 중국 업체는 한 곳도 없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최소 30년 이상 메모리 1위의 자리를 유지할 것이다.중국은 메모리반도체 생산을 위해 2016년 D램 업체 두 곳과 낸드업체 한 곳을 설립했다. 허페이창신과 푸젠진화가 D램, 칭화유니가 낸드업체다.D램업체들은 대만에 있는 마이크론의 생산라인을 그대로 카피했다. 허페이창신은 마이크론의 23나노미터 공장인 '100S'를, 푸젠진화는 28나노미터급인 '90S'공정을 옮겨와 D램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를 위해 허페이창신은 대만 기술자를 400명까지 영입했다. 푸젠진화는 마이크론의 공정 기술자들을 영입한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제조)업체 UMC와 합작했다.마이크론은 100S와 90S 등 신규 공정라인을 개발하는데 각각 3조~4조원 가량의 돈을 투자했다. 중국 업체들이 마이크론에 라이선스계약도 없이 이용료 한 푼 내지 않고 공정을 배껴가는 것을 당연히 그대로 두고 볼 리 없다. 현황만 파악하고 있던 마이크론은 푸젠진화가 공정 개발을 완료했다고 발표한 지난해 행동에 나섰다.그 동안 축적된 자료로 미국 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내 승소하고, 이를 근거로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장비을 푸젠진화에 판매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상무부에 요청을 한 것이다. 아직 장비 세팅 단계인 푸젠진화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 등 미국 장비 추가 도입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했다. 상무부가 마이크론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푸젠진화의 D램 생산 준비도 올스톱됐다. 앞으로도 독자 D램 생산은 불가능할 전망이다.허페이창신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3년간 공을 들인 공정라인 건설은 마이크론과의 특허 문제를 피해가기 어렵다. 이에 따라 독자 공정 라인을 개발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 역시 녹록치 않다. 영입한 대만 기술자들은 기존 라인을 세팅하고 관리하는 분야에 전문성이 있을 뿐 신규 공정을 개발한 경험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허페이창신은 신규 공정 개발을 위한 장비를 올해 8월 대거 도입한다. 아직 공정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금 장비를 구매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이다. 공정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져도 2년 후인 2021년말에나 D램 생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 허페이창신의 자체 역량으로는 새로운 공정 개발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렇다면 이미 막대한 금액을 투자한 푸젠진화와 허페이창신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우선 푸젠진화는 마이크론에 인수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의 공정기술를 활용해 만들어진 라인인만큼 마이크론이 아니면 법적 이슈를 피해 공장을 운영할 주체가 없기 때문이다. 수세에 몰린 중국측의 불가피한 선택인만큼 마이크론은 헐값에 신규 D램 라인을 넘겨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마이크론이 손쉽게 D램 생산량을 늘릴 수 있게 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악재다. 중국정부의 반도체 드라이브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경쟁자들 사이에 악재와 호재가 갈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허페이창신도 지금으로서는 가망이 없어 보인다. 전문가 입장에서 보기에 독자적인 공정 기술 개발과 생산은 불가능하다. 한국이나 미국의 D램 업체와 합작하거나 공장을 넘기는 선택을 몇년 안에 해야할 가능성이 높다. 해당 공장을 어디서 갖고 가느냐에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간 시장 점유율 등락에 영향을 줄 것이다.D램에 비하면 낸드는 상대적으로 사정이 낫다. 2017년 칭화유니는 32단 3D 낸드 개발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D램에 비해 낸드의 생산 난이도가 크게 낮아 가능했다. D램 생산을 위해 필요한 기술 수준이 100이라면 낸드는 30 정도에 가능하다.하지만 칭화유니는 아직 낸드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세계 낸드 시장이 64단 이상의 3D낸드 중심으로 바뀐 상황에서 32단 낸드를 필요하는 수요처 자체가 남아 있지 않아서다. 이에 따라 칭화유니도 64단 3D낸드 개발과 생산을 서두르고 있다.지난해 말 관련 공정 개발을 끝낸데 이어 64단 3D낸드를 웨이퍼 기준으로 월 2만장 생산할 수 있는 장비를 5월에 들여왔다. 하지만 장비 셋업과 생산까지는 최소 1년이 걸릴 전망이다. 그나마도 개발한 공정의 신뢰성에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 많아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결국 내년 상반기까지는 D램과 낸드를 막론하고 시장에 나오는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는 전무하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어려워졌다거나 한국 메모리 업체가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는 아직 너무 먼 이야기다.공정 및 제품 개발, 공장 생산라인 설치, 수익성 있는 가동을 위한 노하우 축적 등에 5~10년이 걸리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앞으로 최소 30년은 삼성전자의 독주가 계속 될 것으로 확신한다. SK하이닉스도 최소 15년 이상 메모리 2위 자리를 유지할 것이다.1980년대초 미국을 꺾고 세계 반도체 업계의 왕좌를 차지한 일본 업체들이 1990년대 중반 삼성전자에 밀리기 시작했다. 1위 수성 기간은 15년 정도에 불과한 것이다. 여기에 비하면 한국은 상당히 오랜 기간 메모리 반도체 업계를 호령하게 된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국 메모리 업체들이 '꽃길'만 걷는다는 뜻은 아니다. 중국 메모리 반도체 생산 자체를 막을 수 없고, 중국산 반도체들이 시장에 나오면 반도체 가격 하락과 한국의 시장 점유율 감소도 일정 정도 불가피하다. 한국 반도체 산업 전체 입장에서 볼 때 여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최진석 사장은반도체 업계에서 10년 이상 일한 이들 중에 그의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다. 삼성전자가 막 메모리사업을 시작한 1984년 연구원으로 입사해 2001년 SK하이닉스로 자리를 옮겨 CTO(최고기술책임자) 등을 역임하고 2010년 회사를 나왔다. 업계에서 드물게 반도체 개발부터 제조·공정까지 전 과정을 섭렵하고 있는 인물이다. 한 번만 받아도 '임원 승진 보증수표'로 얘기되는 삼성 기술대상을 세 번 수상했다. 12인치 웨이퍼 가공기술 개발, 256메가,16메가 D램 개발의 공로를 인정 받은 결과다. SK하이닉스에서는 채권단의 자금 지원이 없는 가운데 기존 생산설비로 수율을 올리고 생산량을 늘렸다. 2006년 메모리 반도체 업계 최저 제조원가, 최고 생산량 확대 등의 기록을 내놨다. 이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07년 "어떻게 삼성전자가 하이닉스에 뒤쳐질 수 있느냐"며 반도체 경영진을 강하게 질책하는 것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후 반도체와 제조공정이 비슷한 솔라업계인 STX솔라, 한화큐셀 등에서 CEO로 일했다. 2015년 생산 및 공장 컨설팅업체를 세웠고, 미국 마이크론의 대만과 일본 공장의 생산성 향상을 컨설팅했다. 여기서 최 사장은 추가 설비투자 없이 20%의 생산성 향상을 이뤄내 세계 반도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A사가 추진하는 공장을 맡긴 것은 이 같은 실적 때문이다.선전=노경목 특파원 autonomy@hankyung.com
미국 정부가 중국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에 한국의 동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내 주요 IT 기업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에 휴대전화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은 최근 사태와 관련, 내부적으로 대응책을 검토한 결과 '거래 중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 기업은 직접적인 매출 타격 우려도 있지만 개별 기업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을 내세웠다. 일부 기업은 화웨이 고위 임원에게 "부품 공급을 중단할 계획이 없으니 안심해도 좋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화웨이 임원이 국내 해당 기업들을 찾아 미 정부의 압박에 우려를 표하며 부품 공급 협조를 당부한 데 따른 입장으로 받아들여진다.국내 IT 기업들은 화웨이에 대한 거래 중단을 결정할 경우 `제2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가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표한다. 화웨이가 중국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를 감안하면 한국산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불매 운동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국내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할 것으로 보는 입장도 있다. 무역분쟁이 기술전쟁으로 이어진다면 한국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미중 간 갈등은 극에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 부과를 준비하고 있고 중국은 관세 영역 카드 소진 이후 비관세 영역으로의 확전을 계획 중이다.비관세 영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웨이 규제로 선공을 날렸다. 중국은 현지 진출 미국 기업에 행정조치, IT 수입품목 제한, 희토류 수출 중단, 미국채 매각 등을 암시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다음달 초로 예정된 고위급 회담은 결렬 상태이고 다음달 28~29일 열리는 G20회담에서 미중 정상의 만남도 예단할 수 없게 됐다.미국이 화웨이 견제를 선택한 이유는 크게 세가지로 추정된다. 먼저 5G 인프라 설비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중국의 첨단산업의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의도도 있다. 끝으로 주요국을 미국의 우방으로 확보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분쟁은 각자가 가진 영역에서 주변국을 포섭해 상대를 압박하는 시기에 도달했다"며 "미국 입장에서는 첨단 기술, 금융, 경제력을 기반으로 주변국을 압박해 중국과의 연대를 막고 있으며 그 시작점이 화웨이 제재"라고 해석했다.G20 정상회담 개최 전 한 달 동안 미국 제재 수위 추가 확대와 중국의 반격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관측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통신장비 판매와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미 상무부는 화웨이 68개 자회사 모두를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상무부 행정명령 이후 공급업체 중심으로 탈(脫) 화웨이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특히 스마트폰 사업부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유튜브, 지메일 서비스 사용이 제한됐다. 퀼컴, 인텔, 마이크론을 포함해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ARM까지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주요국 통신 업체는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중단까지 선언한 상태다.화웨이가 입는 타격은 예상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가 납품 받는 핵심 부품 벤더는 91개사이며 이중 중국 로컬 업체는 24개에 불과하다. 미국 업체가 33곳으로 가장 많고 미국 행정명령에 직접적 제재 조치 이행 의사를 밝힌 일본기업도 11곳, 대만은 10곳에 달한다. 중국 현지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소프트웨어, 5G 장비 등의 분야에서 20개 이상의 부품이 1~2년 내 대체가 불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이에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화웨이 사태 반사이익 업종이 주목을 받고 있다.대규모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꼽힌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지속될 경우, 삼성전자가 작년 화웨이 스마트폰 출하 기준으로 약 3700만대를 뺏어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작년 화웨이 고가 스마트폰인 P, Mate 시리즈가 해외 출하된 양은 3400만대로 이중 적어도 50%인 1700만대 가량은 삼성전자의 고가 스마트폰이 대체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중저가 시장에서도 화웨이의 지난해 중저가 스마트폰 수출량 5700만대 중 2000만대를 삼성전자가 대체할 전망이다.SK하이닉스 역시 단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에 대한 마이크론과 인텔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끊기면서 부품 확보에 절박한 화웨이와 반도체 수급을 우려하는 중국 IT 업체 주문이 SK하이닉스에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화웨이 사태가 중국발 IT 수요 위축과 업황 불확실성 고조로 이어져 한국 역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는 사업 구도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과 직접적 경쟁 관계에 있지만 한편으로는 협력과 공생의 관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화웨이는 삼성전자 전체 메모리 반도체 매출에서 5~10%의 비중을 차지하는 고객이어서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에 따른 매출 축소가 발생할 수 있다.박성중 연구원은 "미중을 둘러싼 신(新)냉전시대는 총성 없는 기술·금융전쟁으로 전개 될 수 있다"며 "기회와 우려가 공존하는 만큼 국내 업체의 생존과 경쟁력 확보에 있어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이소은 한경닷컴 기자 luckyss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