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의 자동차 등록대수는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필수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등록대수는 2218만8000여대에서 2288만2000여대로 3.1% 증가했습니다.

늘어나는 자동차만큼 처음 자동차를 마련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A씨도 이제 막 운전면허증을 따고 자동차를 산 초보운전자입니다. 출근 길에 버스편이 애매해서 돌아가기 일쑤였지만, 자가운전이 가능해져 출퇴근 시간을 20분 가량 줄일 수 있게 됐습니다. 버스를 괜히 갈아탈 필요도 없고 시간도 절약되니 A씨는 자가운전으로 출근하는 날이 벌써 기대가 됩니다.

그런데 자동차를 사면서 자동차보험에 가입을 알아보다 A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나마 싸다는 인터넷으로 가격을 알아봤는대도 보험료가 너무 비쌌습니다. 급한 마음에 아버지에게 전화를 해보니 아버지는 A씨가 알아본 보험료의 절반 정도만 내고 있었습니다.

A씨는 아무리 초보운전이라고 해도 매일매일 가까운 거리에 정해진 길만 출퇴근 할 예정입니다. 주변에 자가운전을 하는 지인들에게 물어봤더니 '처음엔 원래 그런거야'라며 정확히 설명을 해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A씨는 보험에 가입하기는 할 예정이지만,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자동차 보험료가 부담입니다.

[보험 법률방]

보험법률방의 차동심 교통사고조사학회 이사입니다. A씨의 고민에 대한 답변을 하기 전에 자동차보험의 보험료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먼저 설명드리겠습니다. 산정의 내용을 알면 좀 더 이해가 빠를거라 생각됩니다.

☞ 자동차보험료 산정의 기본원칙

자동차보험의 보험료는 ‘자동차보험 요율서’라는 기본규정을 기반으로 책정이 됩니다. 이 규정은 자동차보험 사업방법서에서 정한 보험 종목별 보통약관 및 특별약관에 따라서 대한민국 내에서 체결되는 자동차보험에 대해 적용합니다.

만일 이에 대해 다른 법령의 규정이나 금융감독원장의 명령 또는 지시가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르게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규정으로 여러 가지 요율과 계수로 결정됩니다만, 복잡한 요소를 가지고 결정됩니다. 보다 쉽게 이해하기 위해 대표적인 몇가지 요소를 통해 알아보겠습니다.
서울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관람객들이 새 차를 살피고 있다.(한경DB)
서울에서 열리는 모터쇼에 관람객들이 새 차를 살피고 있다.(한경DB)
☞ 자동차보험료 산정의 결정요소

자동차보험은 자동차의 사용용도에 따라 개인용(출·퇴근용), 업무용, 영업용으로 종목이 구별됩니다. 기본보험료의 수준은 보험회사의 과거 통계자료에 의한 예상손해율 및 사용빈도에 따라 기본적으로 '개인용 < 업무용 < 영업용' 순으로 책정됩니다. 개인용보다는 업무용, 업무용보다는 영업용이 기본보험료가 더 높은 수준으로 책정된다는 얘깁니다.

'가입자특성요율'은 개인의 과거 자동차보험 가입경력과 더불어 교통법규위반여부에 대한 요율을 의미합니다. 자동차보험의 가입경력에는 개인의 가입경력(과거의 가입이력을 포함한 자동차보험 그 자체의 총 가입기간을 의미)과 차량가입경력(개인의 이름으로 '해당 자동차'에 보험을 가입한 기간을 의미)이 있습니다. 가입경력은 사고 발생유무와 상관없이 가입기간의 경과에 따라 할인요인으로써 보험료 책정에 반영됩니다.

'교통법규위반요율'은 사고유무와 관계없이 음주, 무면허 등의 도로교통법상의 중과실 사고 및 안전운전의무를 위반한 경우 할증이 됩니다. 불법주정차에 따른 과태료 혹은 법칙금의 등 경미한 위반은 교통법규위반의 할증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이외에 사고평가기간안에 사고가 있으면 그에 따라 할증되고 사고가 없으면 할인되는 ‘우량할인, 불량할증’, 차량의 운전하는 범위가 넓고 나이가 낮으면 높고 그와 반대인 경우는 할인이 되는 ‘나이한정특약’,‘운전자한정특약’ 마지막으로 차량이 스포츠카 이거나 특수장치를 장착하게 되면 그에 따른 할증이 부과되는 ‘특별요율’등이 있습니다.
차동심 (사)교통사고조사학회 이사
차동심 (사)교통사고조사학회 이사
☞ 처음 가입자는 왜 비싸게 책정이 되나요?

앞서 살펴본 요소들을 조합하면 A씨처럼 처음 자동차보험에 가입한다는 의미는 '운전경력 자체가 신규'라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운전경력이 처음이라면 운전미숙으로 인한 사고발생의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보험회사 역시 예상 손해율을 높게 설정해 그만큼 신규 가입자는 기존 자동차 보험가입자에 비해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더 높게 산출됩니다. 운전경력이 처음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나이 또한 상대적으로 저연령의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러한 조건도 함께 위험률에 반영하여 높게 책정됩니다.

그렇다고 자동차보험료를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블랙박스할인, 사고통보장치 할인, 자녀할인, 등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차량에 추가적으로 장착된 장치등으로 인한 혜택입니다. A씨는 이제 운전면허증을 땄지만, 예전에 운전면허증을 땄다가 첫 차를 마련하는 분이라면 꼭 알아야 할 항목이 '가입경력선정인제도'입니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보험료 절감에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가입경력선정인제도란 본인의 이름으로 자동차보험을 가입하지 않았을 뿐 자동차보험이 가입된 차량의 운전자범위에 포함된 경우입니다. 실제로는 운전을 계속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들이 과거에 있었습니다. 나중에 본인의 이름으로 자동차보험을 가입 시 가입경력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고, 높은 보험료가 산정됐습니다. 이러한 불합리한 부분에 대한 보험가입자들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2013년 9월부터 시행된 제도입니다.

예를 들면 B라는 사람이 아버지의 차량에 가족한정으로 포함돼 운전을 하고 있다면 얘기가 됩니다. B씨는 본인의 이름으로 자동차보험을 가입하지 않았을 뿐 실제로는 운전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자동차보험에 가입경력선정인으로 B씨를 등록해두면, 나중에 B씨가 본인의 이름으로 자동차보험 가입 시 가입경력에 따른 혜택으로 할인된 보험료로 자동차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것입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가입경력선정인제도는 특정인을 경력선정인으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해당 경력 선정인이 운전자범위에 포함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때문에 적용여부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해당보험사 나 담당 설계사님을 통해 안내를 받아봐야 합니다.

답변= 차동심 (사)교통사고조사학회 이사
정리=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