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이 세계 장악 원한다"…'중국제조 2025' 정조준 [주용석의 워싱턴인사이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중국은 세계를 장악하길 원하고 있다”며 노골적인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들은 ‘중국(제조) 2025’를 갖고 있다”고 했다. 중국의 첨단기술 패권 전략인 ‘중국 제조 2025’를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국은 우리에게 엄청나게 큰 경쟁국”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제조 2025는 중국 정부가 첨단기술 강국으로 변신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2015년 시작한 프로젝트다. 중국의 산업보조금 논란과 연계돼 미·중 무역협상에서 핵심 의제로 논의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2025년 중국이 세계 경제의 패권을 차지한다는 ‘중국제조 2025’는 미국에 매우 모욕적”이라며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자국 기업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불공정 경쟁을 야기하고 있다고 의심해왔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월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에서 “관세 부과와 다른 조치는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 체계를 해결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이 체계는 중국이 중국제조 2025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이용하는 수단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민주당 대권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외교정책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중국제조 2025’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바이든 전 부통령)는 중국이 우리 경쟁국이 아니라고 한다”며 중국에 대한 경계심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중국이 완전히 죽어가고 있다”며 중국을 겨냥한 관세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0일 중국과 무역협상 도중, 2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했다. 이어 무역협상이 결렬되자 13일엔 3000억달러 가량의 중국 제품에 최고 25% 관세 부과 절차에 돌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때문에 기업들이 중국에서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로 사업장을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는 어떤 방식으로 무역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합의문에 ‘50 대 50’으로 대등한 내용이 담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무역협상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이다.

중국도 미국에 순순히 양보하지 않을 태세다.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