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영장 기각 /사진=연합뉴스
승리 영장 기각 /사진=연합뉴스
클럽 '버닝썬' 자금 횡령 및 성접대, 성매수 등의 혐의를 받는 빅뱅 전 멤버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돼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 또 같이 구속영장이 신청된 박한별의 남편인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에 대한 영장도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승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영장을 기각했다.

횡령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나머지 혐의도 증거인멸 등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신 부장판사는 횡령 혐의와 관련해 "유리홀딩스 및 버닝썬 법인의 법적 성격, 주주 구성, 자금 인출 경위, 자금 사용처 등에 비춰 형사책임의 유무와 범위에 관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나머지 혐의도에 대해서는 "그동안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춰 증거인멸 등과 같은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인석 전 유리홀딩스 대표도 같은 이유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승리 기각 /사진=연합뉴스
승리 기각 /사진=연합뉴스
영장이 기각되면서 중랑경찰서 유치장에서 대기하던 승리는 이날 밤 10시 50분 경 경찰서를 나와 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타고 귀가했다.

영장 기각 등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승리 영장기각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네이버 ID leek****는 "이런 나라에 살고 있는게 서글퍼진다", eban****는 "승리야 니가 갑이다. 법원까지 쥐락펴락 하는구나", keen****는 "더러운 세상. 국민청원 가자", rabo****는 "승리에게 걸려있는 윗선들이 많은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버닝썬' 폭행 사건으로 이번 사안을 수면위로 드러나게 한 김상교 씨는 자신의 SNS에 “기각. 대한민국의 현실. 나라가 없어진 것 같다”는 글과 함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사진을 올려 심경을 드러냈다.

검찰은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경찰이 신청한 승리와 유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지난 9일 청구했다.

승리와 유 전 대표는 2015년 일본인 사업가 A회장 일행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 투자자 일행을 접대하기 위해 서울의 5성급 호텔을 예약했고 성매매 여성들을 불러 호텔방에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인 사업가 A회장 일행 중 일부가 성 매수한 사실도 드러났다.

승리 또한 2015년 국내에서 직접 성매매한 사실도 드러나 구속영장에 이 혐의도 적시됐다.

승리와 유 전 대표는 버닝썬 자금 5억3000여만원을 횡령한 의혹도 받고 있다.
승리 영장 기각 /사진=연합뉴스
승리 영장 기각 /사진=연합뉴스
이들은 2016년 7월 강남에 '몽키뮤지엄'이라는 주점을 차리고 브랜드 사용료 명목으로 버닝썬 자금 2억6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유 전 대표가 자신이 설립한 네모파트너즈에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버닝썬 자금 2억6000여만원을 지급하고 승리와 유 전 대표가 몽키뮤지엄과 관련해 유리홀딩스 법인 자금을 개인 변호사 비용으로 지출했다고 보고 있다.

승리와 유 전 대표가 유흥주점인 몽키뮤지엄을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해 식품위생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그간 경찰은 승리를 성접대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4회, 참고인 신분으로 1회 소환하는 등 각종 혐의와 관련해 총 18회 소환 조사했다.

승리와 유 전 대표의 구속이 기각되면서 정점을 향해 치닫던 버닝썬 수사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버닝썬 이문호(29) 대표와 일명 '애나'로 불린 MD(영업사원) 출신 중국인 여성도 지난달 검찰에 넘겼다.

경찰은 김상교 씨 폭행 사건과 관련한 각종 고소·고발 사건 수사도 곧 마무리할 방침이다.

윤모 총경 등의 '경찰 유착 의혹'과 관련해서는 압수한 유 전 대표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해 추가 유착 의혹이 있는지 확인하고 이번 주 중 관련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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