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찰 늘고, 보증금 못 받은 임차인 경매 신청 증가

전국 법원경매 진행 건수가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최근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낙찰되는 물건이 줄어든 데다, 지방의 역전세난이 심화되면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의 경매 신청이 늘어난 영향이다.

법원경매 전문회사인 '지지옥션'이 9일 내놓은 '2019년 4월 경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진행된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총 1만1천32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5월 1만2천153건을 기록한 이후 3년 만의 최대치로, 전달 건수(9천783건)보다는 15.8% 증가한 것이다.

경매 진행 건수는 전국의 17개 시·도 가운데 인천광역시와 부산광역시만 전달보다 줄었고, 나머지 시·도는 모두 증가했다.

용도별로는 주거시설이 5천6건으로 3월(4천286건)보다 16.8% 늘었고, 업무상업시설과 토지도 각각 전달보다 16.1%, 14.2% 증가했다.

전국 주거시설의 진행 건수가 5천건을 넘은 것은 2015년 6월(5천47건) 이후 약 3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아울러 지난달 전국 법원경매 진행 건수 1만1천327건 가운데 3천878건이 낙찰돼 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인 낙찰률은 34.2%를 기록했다.

장근석 지지옥션 기획홍보팀장은 "2017년 9월부터 낙찰률이 30%대로 낮아지기 시작해 올해 3월에는 최근 3년내 최저치인 33.9%로 떨어지면서 유찰된 물건이 4월로 많이 이월됐다"며 "여기에 경매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시설에서 역전세난이 발생하며 지방을 중심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들의 경매 신청이 늘어나 진행 건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뜻하는 낙찰가율은 지난 1∼3월 3개월 연속 60%대에 머물렀다가 지난달 71.6%로 반등하며 4개월 만에 70%대를 회복했다.

지난달 전국에서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기록한 곳은 세종(100.8%)이었으며 부산(96.8%), 서울(90.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경북(63.3%), 충남(63.9%), 경남(64.8%), 인천(65.1%), 충북(67.9%) 등은 낙찰가율이 60%대로 낮았다.

지난달 전국에서 진행된 경매의 평균 응찰자 수는 3.8명이었다.

이 가운데 대구와 세종의 평균 응찰자 수가 각각 6.5명, 6.3명을 기록해 지난달 전국 법원경매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경매 최고가 낙찰물건은 인천광역시 연수구 동춘동에 위치한 잡종지로, 감정가 487억6천566만원의 49%인 238억9천618만원에 낙찰됐다.

최다 응찰자 물건은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서정리에 있는 임야로, 총 48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낙찰가는 감정가(3천919만원)의 4배가 넘는 1억7천477만원에 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