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홍래 이노비즈협회장 "중견기업 도약 모범사례 100개 만들 것"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벤처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의 스케일업(외형 성장)에 대한 관심이 부족합니다. 기술력에 강점이 있는 이노비즈기업(기술혁신형 중소기업)이 스케일업의 주역으로 활약해야 합니다.”

지난 2월 제9대 이노비즈협회장에 취임한 조홍래 한국도키멕 대표(64·사진)는 “벤처기업을 유니콘기업으로 키우는 것만큼 경제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실에선 많은 중소기업이 어느 순간 성장의 방향타를 잃고 중견기업으로 발전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1만8000여 개에 달하는 이노비즈기업 중 스케일업 성공 사례가 100개 이상 나와야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선순환이 자리 잡을 것”이라고 했다.

이노비즈는 혁신(innovation)과 경영(business)을 합한 말이다. 기술혁신을 토대로 성장한 중소기업을 이노비즈기업이라고 부른다. 협회가 인증한 이노비즈기업은 2001년 1000여 개로 시작해 2017년 말 기준 1만80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불어났다.

조 회장은 국내 중소기업이 처한 위기를 크게 세 가지로 진단했다. “첫째,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은 소수 인원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어 내부 경쟁력이 떨어집니다. 둘째, 브랜드는 있지만 브랜딩을 못 하는 업체가 많습니다. 대기업 협력사로 머물기보다 일본 독일 대만 중소기업처럼 자신만의 브랜드를 알려야 합니다. 셋째, 기업가정신이 부족합니다. 자기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지 않고 사업 외적인 부분에 한눈을 파는 경우가 많죠.”

협회가 한국형 스마트공장 확산에서 구심점 역할을 자청한 것도 이런 위기의식 때문이다. 협회는 스마트공장 구축 우수 기술을 보유한 회원사들과 협업해 ‘이노비즈 스마트공장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공장을 구축하려는 중소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국내 56개사의 스마트공장 구축 신청을 받았다. 오는 8월 열리는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에 스마트공장 구축 플랫폼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제조업 중심인 이노비즈기업에 스마트공장은 피할 수 없는 변화입니다. 그러나 대다수 중소기업은 겁부터 먹고 있죠. 이론을 넘어 스마트공장 사업화가 실현되도록 설치·운영 비용을 최대한 낮출 계획입니다.”

조 회장은 임기 2년간 기술혁신 중소기업을 만드는 디딤돌을 놓는다는 목표다. “20년 넘게 기업을 운영하면서 씨를 뿌리고 가꾸고 수확하는 과정을 탄탄하게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단기간에 추진하면 무리할 수밖에 없죠. 스마트공장을 안착시키는 과정만으로도 올해가 다 갈 겁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