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종로구 중구 마포구 등 역세권 101개 상업구역의 용적률을 한시적으로 올려 주택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주상복합아파트 등이 들어선 용산역 일대.  /한경DB
서울시가 종로구 중구 마포구 등 역세권 101개 상업구역의 용적률을 한시적으로 올려 주택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주상복합아파트 등이 들어선 용산역 일대. /한경DB
서울 역세권에 자리잡은 182개 지구단위계획 구역에서 신규 주택 공급이 늘어난다. 양재역, 언주역, 선릉역, 신도림역, 구로디지털단지역, 혜화역, 합정역 등 출퇴근 때 이용 빈도가 높은 지하철역 주변이 대상이다. 임대주택을 지으면 주거 용적률을 최대 200% 늘려주는 방식이다.

양재·합정 등 역세권 182곳 주택공급 늘린다
주거 용적률 최대 600%

서울시는 2일 ‘역세권 상업지역·준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에 대한 주민 공람을 3일부터 14일까지 한다고 밝혔다. 주민공람 후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거쳐 올해 7월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결정 고시한다. 이에 앞서 시는 지난달 ‘도시계획조례’를 먼저 개정했다. 이번 지구단위계획 변경은 개정된 조례를 실제 반영하기 위해 전체를 일괄 재정비하는 수순이다.

상업지역 주거복합건축물의 비주거 의무비율을 30%에서 20%로 줄이고, 주거 용적률을 400%에서 최대 600%로 상향하는 내용이다. 주거 용적률은 조례에서 정한 용적률과 허용 용적률이 같은 구역에서는 400% 이하를 적용하기로 했다. 별도의 용적률이 계획된 구역에서는 차등 적용토록 했다. 예컨대 일반상업지역에서 허용 용적률이 800%인 구역에선 주거 용적률 400% 이하를 적용한다. 허용 용적률이 600%인 구역에는 주거 용적률 300% 이하를 허용한다. 이들 지역에 임대주택을 추가로 확보할 경우에는 한시적으로 완화한 주거 용적률을 적용해 500~600% 상향하도록 했다. 허용 용적률이 800%인 구역에서 임대주택을 추가 확보하면 임대주택을 포함한 주거 용적률은 600%(허용 용적률의 75%)로 늘어난다. 해당 상업지역은 지구단위계획 구역 내 101곳이다.

준주거지역도 임대주택 추가 확보 시 지구단위계획 구역의 용적률 계획과는 별도로 최대 100%포인트를 완화해준다. 해당 준주거지역은 모두 134곳이다. 권기욱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상업·준주거지역이 포함된 지구단위계획 전체를 서울시가 일괄적으로 변경한다”며 “주택 공급에 필요한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 역세권 주택 공급

이번에 지구단위계획이 변경되는 구역은 전체 466곳 중 182곳이다. 종로구가 숭인(신설동역 인근), 성균관대 주변(혜화역), 종로2·3가(종로3가역), 종로4·5가(종로5가역), 인사동(안국역) 등 14개 구역으로 가장 많다. 그 뒤를 이어 은평구가 연신내(연신내역), 불광(불광역) 등 12개 구역이다. 강서·노원·마포구가 각각 11개 구역이다. 마포구는 수색(디지털미디어시티역), 신촌(신촌역), 합정(합정역), 아현(아현역) 등이다. 강남구는 양재(양재역), 926정거장 주변(언주역), 테헤란로제2(선릉역), 국제교류복합(삼성역) 등 10곳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들 구역 모두에서 임대주택을 추가하면 주거 용적률을 상향 조정받을 수 있다”며 “모두 1만6000여 가구가 도심에 추가로 공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역세권 청년주택 등 도심 임대주택사업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20~30대가 살고 싶어하는 곳이 대거 포함됐다”며 “사업성이 높아지는 만큼 지주들이 개발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사업인가가 완료된 역세권 청년주택은 30곳(1만2890실)이다. 사업인가가 진행 중인 곳이 30곳(9512실), 사업인가를 준비 중인 곳은 21곳(9558실)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역세권 청년주택 건설을 시내 모든 역세권(307곳)에서 가능하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역세권 청년주택을 지으면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기준 완화, 절차 간소화, 건설자금 지원 등의 혜택을 준다. 정보현 미래에셋생명 부동산 선임컨설턴트는 “역세권 청년주택 개발사업에 자산가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공공성에 부합하고, 수익성도 있어 괜찮은 부지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