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준공한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교량. (자료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준공한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교량. (자료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1일(현지시간) 쿠웨이트만 바다 위 인공섬에서 걸프만 바닷길 36.1km를 가로지르는 초대형 교량공사인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교량 준공식을 진행했다.

현지에서 진행된 준공식에는 쿠웨이트 셰이크 사바 알 아흐마드 알 사바 국왕을 비롯한 주요 정부 인사들과 이낙연 국무총리, 현대건설 박찬수 토목사업본부장 등 각계 인사 4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총리는 한국-쿠웨이트 수교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현지에 방문하던 중 참석했다.

현대건설은 2013년 11월 설계·시공 일괄 프로젝트를 현지 업체(콤바인드그룹)와 공동 수주했다. 전체 수주금액은 26억2000만 달러(약 2조7000억원)이며 이중 현대건설은 78%인 2조1000억원을 수준했다. 1984년 리비아 대수로 이후 국내 건설업체가 수주한 해외 토목공사로는 최대 규모다.

쿠웨이트의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교량은 쿠웨이트만 남쪽 슈웨이크 항과 북쪽 수비야 지역(실크시티, 부비안 항만)을 잇는다. 총 연장 36.1km 중에서 해상은 27.5km, 육상은 8.6km를 차지한다. 해상교량을 비롯해 약 33만㎡ 규모의 인공섬(남측·북측 각 1개소)과 건물 및 기계·전기·통신공사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공사기간기는 66개월로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트랙(Fast Track)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교량 준공으로 쿠웨이트시티 도심에서 수비야 지역까지 1시간10분 이상 소요되던 거리를 20분 남짓이면 닿게 됐다.
현대건설이 준공한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교량. (자료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준공한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교량. (자료 현대건설)
박찬수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장은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교량을 성공적으로 준공해 쿠웨이트를 넘어 세계에 현대건설의 명성을 다시 한 번 널리 알리게 됐다"며 "현대건설의 풍부한 장대 교량 시공 노하우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쿠웨이트 및 중동 지역에 추가 발주될 공사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주교량(Main Bridge)은 선박의 돛을 본따 설계했다. 해상 교량 부분의 주교량 340m 구간은 고난이도의 설계와 시공이 필요한 비대칭 복합 사장교(콘크리트와 강철로 합성된 주탑과 상판을 강철케이블로 연결 지지하는 형식의 다리)로 건설했다. 주탑의 한쪽으로만 케이블을 연결한 비대칭 형태다.

차량이 통행하게 될 해상교량 상부공(Superstructure)에는 FSLM(Full Span Launching Method, 교량 상판 일괄가설 공법) 공법을 적용했다. FSLM공법은 별도 마련된 제작장에서 폭 17m 형고 4m 길이 60m의 PC(Precast) 박스 거더를 이틀에 하나 꼴로 약 1000개를 제작했다. 해상 교량 중간에 약 33만㎡ 규모(축구경기장 약 13개 크기)의 인공섬 2개도 조성했다. 남측과 북측에 조성된 인공섬에는 총괄관리본부, 방재유지관리, 구호시설, 하수처리장 및 변전소 등을 포함한 시설을 갖췄다.

쿠웨이트 현지 도로공사에 처음 도입된 36.1km 전 구간의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SCADA)과 더불어 132kV 변전소 1개소, 11kV 변전소 11개소의 전기·통신공사를 설계·시공했다. 사고감지 카메라, 구간단속 카메라, 교통관리 CCTV, 과적단속 시스템 및 교량 모니터링 시스템 등 다양한 시스템을 갖췄다. 섬 외곽에는 순환도로를 놓아 섬 내부와 외부 조망인 쿠웨이트 시티와 망망대해를 즐길 수 있게 했다. 해상 마리나 시설도 꾸며 관광지로 개발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대건설이 준공한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교량. (자료 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준공한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교량. (자료 현대건설)
현장직원들은 해상공사의 특성상 공사 진행 시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혹서기에는 50℃가 넘는 기온이 계속됐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현장 직원들은 발주처와 약속한 공사 기한을 맞추기 위해 하루 2교대로 불철주야 작업을 진행했다. 바다 생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특수 환경생태블록을 설계·제작해 대체 서식지를 조성했다. 쿠웨이트만을 드나드는 바닷물의 경로를 고려해 인공섬을 조성하는 등 친환경 공법을 적용했다.

현대건설은 1977년 슈와이바 항만 확장 1,2단계 공사로 쿠웨이트에 진출했다. 이후 쿠웨이트 부비안 항만 공사, 쿠웨이트 아주르 신규 정유공장, 쿠웨이트 아주르 LNG수입 터미널 공사 등 총 64개, 122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