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보호무역 확산 효과 분석…"중국 GDP에 오히려 이익"
"미국에 최대 피해…유럽피해 경미·세계무역에도 큰 타격"
"무역전쟁 글로벌 전면전 때 승자는 중국·패자는 미국"
미국이 주도하는 무역전쟁이 지구촌 전체로 확산할 때 중국이 이익을 보는 반면 미국은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중앙은행(ECB)은 24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 '보호무역주의 득세의 경제적 영향'을 통해 이 같은 모델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ECB는 미국이 모든 교역 상대국들에 관세·비관세 장벽을 현재 수준보다 10% 늘리고 똑같은 보복을 당하는 글로벌 전면전을 가정하고 그 여파를 분석했다.

그 경우 미국은 금융 압박과 경제 심리 악화 속에 경제활동이 둔화하면서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ECB는 미국이 교역 상대국의 보복으로 국내총생산(GDP)이 1.5% 감소하는 직접 타격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거기에다가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심리가 악화하는 까닭에 추가로 GDP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진단했다.

ECB는 "관세·비관세 장벽 증가로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미국산 제품으로 유도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ECB는 "이런 효과는 가격상승, 교역 상대국들의 보복관세로 인한 수출감소 때문에 상쇄되고도 남을 것"이라며 피해가 더 커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무역전쟁에 가세하는 국가 중에는 무역 전환 효과로 미국과 달리 이득을 보는 곳도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 전환은 교역 환경이 변하는 데 맞춰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고파는 상대가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ECB는 미국과 교역 상대국들이 서로 다투면서 중국이 미국을 제외한 제3국을 상대로 한 교역에서 경쟁력이 강화되는 효과를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 결과로 중국은 GDP가 0.6% 증가하고 경제 심리에 받는 타격도 제한적일 것으로 진단됐다.

ECB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도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일정 부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전체 글로벌 무역과 경제활동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그 이유로 제시됐다.

ECB는 유로존이 수출시장에서 일부 점유율을 높이기는 하겠으나 글로벌 경제 심리 악화의 여파로 그 효과가 상쇄돼 GDP에 미약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무역 전면전 때 미국이 큰 피해자, 유럽이 경미한 피해자, 중국이 승자가 될 것이라는 게 골자다.

글로벌 경제 전체는 명백한 패배자가 될 것으로 조사됐다.

ECB는 "글로벌 무역과 글로벌 경제활동(세계 GDP)은 교역과 금융 채널에서 함께 발생하는 부정적 효과 때문에 각각 2.5%, 1%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흑자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고 보고 주요 경제권을 상대로 통상갈등을 부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부터 중국과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을 치르다가 현재 휴전 후 협상을 치르고 있다.

미국은 유럽연합(EU)과 일본에 대해 기간산업인 자동차를 겨냥한 고율 관세를 경고하며 양자협정을 종용하고 있다.

경기둔화에 신음하는 세계 경제는 미국의 일방주의 조치에 따른 무역 긴장이 계속 되풀이되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