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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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들의 가상화폐(가상화폐) 산업의 제도권 진입 추진이 본격화했다. 특히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도하는 미국과 자율규제 위주 일본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졌다. 우리나라가 부산시를 블록체인 특구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25일 암호화폐 통계사이트 코인힐스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법정화폐간 교환 거래량은 미국이 전세계의 46%로 1위, 일본이 36.4%로 2위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해당 국가가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면서 제도권 빗장을 풀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예컨대 '일본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전자상거래 대기업 라쿠텐은 최근 일본 금융청 공식 허가를 받아 암호화폐 거래소 '라쿠텐 월렛'을 만들어 15일부터 사전 가입자를 모으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신규 입금이 막힌 우리나라와 달리 라쿠텐 은행 계좌를 등록하면 누구나 쉽게 암호화폐 구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미국의 경우 최근 암호화폐 '증권법 적용 배제' 법안이 제출돼 구분을 명확히 했다. 뉴욕 주정부도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에 영업 허가를 내주는 등 제도권화에 나섰다.

우리나라도 조심스러운 첫 걸음을 뗐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15일 부산시를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우선협상자로 지정한 것. 특히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직접 미국·싱가포르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한 해 정책 미비로 여러 블록체인 업체들이 고사하거나 해외로 떠난 상황"이라며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본다. 블록체인 특구 지정이 잘 진행된다면 해외자금 유입과 고급 일자리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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