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접촉 있었지만 대선 개입 조율 밝혀지지 않아"
美특검 부른 '러 스캔들'…"트럼프측-러시아 공모 증거 못찾아"
18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의혹 수사 보고서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여부에 대한 특검의 최종 판단이 담겼다.

러시아 공모 의혹은 이번 수사를 촉발한 계기가 된 핵심 주제로, 수사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조사를 방해했다는 사법방해 의혹이 얹어졌지만, 공모 여부는 줄곧 논란의 대상이 돼왔다.

특검은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사이에 많은 접촉이 있었다면서도 불법행위를 공모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형사 처분과는 별개로 이번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진영이 대선을 앞두고 다각도로 러시아와 접촉했고 러시아는 그 과정에서 미 대선에 깊숙이 개입을 시도했다는 정보가 드러났다.

특검은 보고서에서 "러시아 정부는 2016년 대선에서 전면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개입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주로 두 가지 활동을 통해 개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나는 소셜 미디어를 통한 여론전이며 다른 하나는 러시아 정보기관의 컴퓨터 해킹 시도였다.

러시아 측 기관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화당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깎아내리는 활동을 펼쳤다.

또 러시아 정보 당국은 힐러리 캠프에 참여한 단체, 직원, 자원봉사자 등을 상대로 컴퓨터에 침입했고 이를 통해 내부 문서를 빼낸 뒤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공개했다.

또 특검은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비선 참모'로 활동한 정치 컨설턴트 로저 스톤이 위키리크스와 접촉했으며 해킹된 민주당 자료의 공개 여부에 관해 러시아 측과 접촉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에 보낸 서면 답변서에서 자신의 캠프가 위키리크스와 접촉했는지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는 등 관여 의혹을 부인했다.

또 2016년 6월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 캠프 관계자들이 러시아 인사들과 만나 대선 관련 논의를 한 사실에 대해서도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날 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참모들에게 이 회의와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특검은 보고서에서 밝혔다.

특검은 또 러시아 정부가 미 대선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이를 위해 노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특검은 이처럼 다양한 접촉 정황에도 불구하고 핵심 의혹인 '공모' 증거는 찾아내지 못했다.

특검은 "조사 결과 트럼프 캠프 인사들이 러시아 정부와 선거 개입 활동을 공모하거나 조율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특검은 트럼프 진영의 러시아 측 접촉과 관련해서도 "러시아 정부의 대리인으로 활동한 것으로 캠프 관계자를 기소하기에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