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자회사 일괄매각이 바람직…인수자는 가격·자금능력 우선 고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이동걸 회장(사진)은 1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는 시너지 효과를 감안해 일괄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도 지난 15일 산은에 제출한 수정 자구계획을 통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및 아시아나IDT 등 자회사들을 일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가 제출한 수정 자구계획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이 정상화되고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첫발을 내디뎠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대해서도 “박 전 회장이 회사와 1만여 명의 직원을 살리기 위한 결단을 내려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한 박 전 회장의 진정성이 있다”며 “마지막 단계에서 그분의 인격을 폄하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금호아시아나는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5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채권단에 요청했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안정을 기할 만큼 충분한 수준의 자금이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매각 발표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된 만큼 자본확충에 필요한 금액이 당초 예상보다는 많지 않을 것으로 이 회장은 기대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오는 25일 이전에 채권단의 자금 지원 발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자금 지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아시아나항공과 재무개선 약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 맺을 계획이다. 이후 금호 측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해 공개매각에 착수한다. 이 회장은 “매각은 한두 달에 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최소 6개월 정도 걸리는 일”이라고 내다봤다. 인수 후보자의 조건으로는 인수가격과 자금 지원 능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적정 인수가격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3조6000억~3조7000억원 수준인데 인수자가 모두 갚아야 할 필요는 없다”며 “전체 부채에서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증자가 필요할 것이고, 그 부분이 인수자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