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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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동통신 3사가 5일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선언을 앞두고 요금제 출시를 마쳤다. 앞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5G 스마트폰 출고가를 발표한 후 요금제까지 완성되면서 5G폰 사용을 위한 소비 기준이 형성된 것이다.

5G폰과 요금제 모두 LTE(롱텀에볼루션)보다 더 비싸지면서 소비자 부담은 확실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5G를 사용하려는 소비자들에겐 각자 가장 적당한 스마트폰과 요금제를 찾는 과제가 주어졌다. 업계는 5G폰은 20만원 이상, 통신비는 최소 2만원 이상이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5G 스마트폰, LTE보다 15만~25만원 더 비싸

오는 5일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스타트를 끊는 스마트폰은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모델이다. 2주일 뒤 LG V50 씽큐가 뒤를 이어 출시한다.

두 5G 모델은 LTE 모델인 전작보다 모두 가격이 올랐다. 삼성 갤럭시S10 5G 모델의 출고가는 256GB 모델 139만7000원, 512GB 모델 155만6500원이다. 같은 기종인 갤럭시S10 LTE 모델(512GB·129만8000원)보다 25만원 정도 비싸다. 전작인 갤럭시S9(64GB·95만7000원)와는 차이가 더 크다.

LG전자 5G 모델도 다르지 않다. LG V50 씽큐(119만9000원) 출고가도 LTE 모델 V40 씽큐(104만9400원)보다 15만원 정도 높다.

현재로선 일반 소비자가 5G를 경험하기 위해선 5G폰을 사용해야 한다. 5G 최초 상용화 시점이어서 가계 지출비 증가는 불가피한 상황이란 얘기다.

다만 프로모션은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5일부터 16일까지 갤럭시S10 5G를 개통한 고객을 대상으로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 무선충전듀오와 무선충전 배터리팩, 5G 로고 케이스로 구성된 무선 충전 패키지, 최신 스마트워치 ‘갤럭시 워치 액티브’ 9만원 구매 쿠폰 중 하나를 혜택으로 제공한다.

LG전자는 오는 5월 말까지 V50 씽큐를 구매하는 고객들에게 전용 액세서리 ‘LG 듀얼 스크린(21만9000원)’을 무상 증정한다.
삼성 갤럭시S10 5G와 LG V50 씽큐.
삼성 갤럭시S10 5G와 LG V50 씽큐.
◆SKT‧LGU+, 속도제어 7만5천원 VS KT, 완전무제한 8만원

요금제도 비싸졌다. 통신사들은 데이터를 많이 쓰는 소비자들이 5G 서비스로 갈아탈 것으로 예상하고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를 내놨다. 통신사가 공개한 주요 데이터 요금제는 주로 7만~8만원 대에 몰려있다. 최저가 구간 비교시 5G 요금제는 LTE 요금제보다 월 1만5000~2만원가량 비싸다.

SK텔레콤의 5G 요금제는 월 5만5000원(8GB)·7만5000원(150GB)·9만5000원(200GB)·12만5000원(300GB) 등 4가지다. KT는 5만5000원(8GB), 8만원(데이터무제한:속도제한 1Mbps), 10만원(데이터 무제한:로밍 100kbps 속도제한), 13만원(데이터 무제한:로밍 3Mbps 속도제한)이다. LG유플러스는 월 5만5000원(9GB)·7만5000원(150GB)·9만5000원(250GB) 등이다.

눈에 띄는 부분은 KT가 선보인 완전 무제한 요금제다. KT는 속도‧용량 제한이 없는 ‘슈퍼플랜 베이직’ 요금제를 월 8만원에 선보였다. 이 요금제는 KT의 LTE 완전 무제한 요금제인 ‘데이터ON 프리미엄’ 요금제보다 9000원이 싸다. 슈퍼플랜 베이직 요금제를 가입하면 해외 로밍 데이터도 최대 100Kpbs(초당 킬로비트)의 속도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속도‧용량 제한 없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신설하지 않았다. 양사는 완전 무제한 요금제와 엇비슷한 요금제를 내놨지만, 이는 일정 데이터 소진시 속도가 제한된다는 단점이 있다. KT의 완전무제한 요금제와는 이점에서 차이가 난다. 두 요금제는 월 7만5000원에 데이터 150GB를 제공하고, 이후 5Mbps(초당 메가비트) 속도로 데이터 사용이 제한된다.

대신 SK텔레콤은 월 9만5000원에 300GB(이후 속도제한)를 주는 요금제인 ‘5GX프라임’ 요금제를 올해 6월말까지 가입할 경우 올해 말까지 6000원을 할인해 한시적으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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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요금제 보니…9만5천원에서 13만원 육박

통신사의 5G 고가 요금제는 9만5000원에서 13만원까지 구성됐다.

KT는 13만원의 ‘슈퍼플랜 프리미엄’ 요금제를 선보였다. 속도‧용량 완전 무제한 요금제에 다양한 혜택을 넣었다는 게 KT의 설명이다. 스페셜(월 10만원, 완전무제한), 베이직 요금제와 달리, 최대 3Mbps 속도로 로밍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고화질급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속도다.

SK텔레콤의 최초가 요금제는 월 12만5000원에 데이터 300GB(이후 속도제어)를 제공하는 ‘5GX플래티넘’이다. SK텔레콤은 이용자가 5GX플래티넘 요금제를 6월까지 가입하면 연말까지만 한시적으로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한다.

LG유플러스의 최고가 요금제는 월 9만5000원 ‘프리미엄’으로 데이터 250GB를 제공하고 이후 7Mbps 속도로 제어된다. LG유플러스는 6월말까지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하는 이용자에게 24개월 5250원으로 요금을 할인하고, 1000GB의 데이터를 올해 말까지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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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최저가 요금제 5만5천원…‘구색 맞추기’ 지적

통신3사의 5G 최저가 요금제는 5만5000원으로 동일하다.

SK텔레콤과 KT는 월 5만5000원에 데이터 8GB를 제공하는 ‘슬림’, ‘5G슬림’ 요금제를 각각 선보였다. 데이터를 다 소진한 뒤에는 1Mbps 속도로 제어된다. 해당 속도는 모바일 메신저는 무리 없이 쓸 수 있는 정도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KT보다 1GB의 데이터를 더 준다. ‘5G 라이트’는 월 5만5000원에 데이터 9GB(속도제어 1Mbps)를 제공한다.

통신3사는 사용자들이 월 5만5000원대의 요금제를 선택약정으로 25% 요금 할인을 받을 경우, 4만원 대로 떨어진 가격에 5G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5만5000원의 5G 요금제가 보편요금제에 준하게 된다는 것이다.

5만5000원대 요금제를 두고 일각에선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등 5G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고용량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데, 최저가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2GB 영화 4편밖에 볼 수 없는 데이터 용량이기 때문이다. 결국 사용자들이 100GB 이상 데이터를 제공하는 7만원대 고가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란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만약 통신사가 5만원대 5G 요금제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면 LTE 요금제도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저가요금제 이용자에게 과도하게 비싼 요금을 물려 고가요금제 가입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5G 상용화를 두고 시장이 시끄럽다. 확실한 건 소비자 지출 증가가 불가피해졌다는 것"이라며 "5G폰 구매 전에 단말기의 장단점을 꼼꼼히 따지고 각자 필요한 요금제를 선택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