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에서 발표자들이 본행사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IB총괄 사장, 길재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권병세 유틸렉스 대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이봉구 한국경제신문 전무.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20일 열린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에서 발표자들이 본행사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상태 미래에셋대우 IB총괄 사장, 길재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장,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권병세 유틸렉스 대표,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이봉구 한국경제신문 전무.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분기 매출을 올 하반기부터 5000억원, 2021년엔 1조원을 달성하겠습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20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 2019’에서 밝힌 목표다. 서 회장은 “올 1분기부터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현금 흐름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며 “앞으로 연 매출 5조원, 10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연내 허가를 앞둔 전략 제품 ‘램시마SC’와 해외 직접판매체제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서 회장은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했다. 셀트리온이 연내 4조원 규모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공급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수요도 늘고 있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나오면 바이오의약품 가격이 떨어져 시장이 줄어들 것으로 알았는데 오히려 커졌다”며 “인구 고령화로 바이오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목받는 면역항암제 등 차세대 항체 치료제도 급부상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면역치료제 5개를 포함해 총 25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서 회장은 “개량 신약인 램시마SC를 비롯해 전부 독자 기술로 개발하고 있다”며 “면역치료제는 2027년부터 출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직접판매체제를 통해 유통 수수료를 현재 40%에서 15%까지 낮춰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서 회장은 “올해 미국, 캐나다를 제외한 지역을 직판망으로 바꾸고 2022년 상반기에는 미국까지 직판체제로 가겠다”고 했다. 직판체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경쟁 상대인 기업은 우리보다 인력이 15배 이상인 공룡이고 우린 호랑이 수준”이라며 “공룡이 지배하던 시대는 지나갔고 앞으로는 고정비를 낮추는 호랑이가 이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 회장이 그리는 셀트리온의 미래는 생산 규모 100만L를 갖춘 세계 최대 바이오 기업이다. 셀트리온은 송도 1공장(10만L), 2공장(9만L) 등 한 번에 총 19만L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1위인 36만L 규모다. 서 회장은 앞으로 건립할 송도 3공장을 기존 12만L에서 20만L로, 해외 공장을 24만L에서 40만L로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규 공장에 설치하는 바이오리액터(배양기) 크기를 1만5000L에서 2만L로 바꾸면 생산 규모를 키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국내 40만L, 동남아시아 40만L, 중국 20만L 등 총 100만L 규모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셀트리온은 올 상반기 중국법인을 세우고 현지 공장 건립 작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화이자, 암젠, 노바티스가 있는데 이 중 제품 수와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 수는 셀트리온이 제일 많다”며 “앞으로 공장 규모도 우리가 가장 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