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5·18 직후 대통령 신분으로 광주행, 이번엔 '피고인'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광주 법정에 출석한다.

전씨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직후부터 1987년까지 대통령 신분으로 수차례 광주를 공식 방문했지만, 학살에 대한 책임 있는 발언을 한 적은 없다.

그런 전씨가 이번에는 형사 재판 피고인 자격으로 광주에 온다.

국군보안사령관이던 전씨는 1979년 12·12 쿠데타를 주도했다.

통일주체국민회의를 통해 당시 국무총리이던 최규하 전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내세워 '과도정부'를 운영했다.
전두환 5·18 직후 대통령 신분으로 광주행, 이번엔 '피고인'
전씨는 1980년 초 중장으로 진급한 뒤 중앙정보부장 서리가 돼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을 강제로 진압하고 정권을 장악했다.

같은 해 6월 대통령자문보좌기관이라는 명목으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상임위원장이 됐으며 같은 해 8월 27일 통일주체국민회의의 간접선거로 제11대 대통령에 선출됐다.

전씨는 대통령 당선 직후인 1980년 9월 5일 광주를 방문했다.

그는 9월 4∼5일 전주·광주·대구·경북을 들르는 일정으로 광주에 왔는데 옛 전남도청 청사를 찾아 영산강 홍수 등과 관련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전씨는 이듬해인 1981년 2월 17일에도 순시차 광주에 왔으며 1981년 8월 20일 광주어린이대공원 준공식, 1981년 10월 16일 담양에서 열린 광주∼대구 간 88올림픽 고속도로 기공식에도 참석했다.
전두환 5·18 직후 대통령 신분으로 광주행, 이번엔 '피고인'
1984년 3월 8일 전남도청 업무보고, 1984년 3월 9일 광주보병학교 및 광주공군기지 시찰에도 참석했다.

1986년 9월 11일에는 광주박물관 앞에서 열린 호남고속도로 대전∼광주 구간 4차선 확장공사 준공식에도 참석했다.

전씨는 임기 말인 1987년 2월 4일에도 시에서 직할시로 승격한 광주시청을 방문해 동백나무를 심었으며 1987년 10월 13일 광주에서 열린 전국체전 개막식에도 참석했다.

이 동백나무는 광주시가 신청사로 옮겨지면서 2003년 함께 이식돼 논란을 빚었으며 2011년 자연 고사했다.

전씨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조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불구속기소 됐다.

전씨는 지난해 5월 기소된 이후 재판부 이송 신청과 관할이전 신청을 잇달아 하고 두차례 예정된 공판기일에도 불출석해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