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난타전…"한노총이 야합" vs "민노총, 금도 넘었다"
한노총 "밖에서 반대만 하는 건 무책임의 극치" 이례적 직격탄
최저임금제 개편 반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등 노동현안에 공동보조를 맞춰온 양대 노총이 탄력근로제 합의를 계기로 내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민주노총을 상대로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민주노총이 성명을 통해 전날 합의를 ‘개악이자 야합’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같은 노동단체로서 상대를 공개 매도한 게 도를 넘었다고 본다. 지켜야 할 금도가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민주노총이 과거 한국노총을 향해 ‘어용노총’이라며 비판한 적은 많지만, 한국노총이 민주노총을 직접 공개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 위원장은 이어 “그동안 노동계는 반대 투쟁만 하고 국회는 일방적으로 법 개정을 강행해 그 피해가 근로자에게 돌아갔다”며 “반대 투쟁만 해서 법 개정을 막을 수 있다면 한국노총도 그 길을 갔을 것”이라고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5월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과 관련해 민주노총의 투쟁 일변도 전략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최저임금 제도 개선 관련 당사자인 노사 간 합의가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합의가 깨지고, 최악의 내용으로 개악되는 과정에 민주노총의 합의 반대가 있었다는 사실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탄력근로제 합의에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100점 만점에 79점 정도는 줄 수 있다”며 “건강권 확보 방안, 임금 보전 등에서 부족한 점이 있지만 국회 입법 과정에서 보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향후 국회 입법 과정에도 ‘입김’을 행사하겠다는 의미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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