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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 새 결정체계 도입 급한데…노동계 반발에 개편안 발표 또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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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달 말까지 法개정 등 끝내야
    내년 최저임금 심의 가능한데
    정부안 발표 내주로…우려 커져

    정부, 탄력근로 후 연이은 이슈에
    노동계 반발 커질라 '눈치보기'
    고용노동부가 20일 예정됐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정부안 발표를 또 미뤘다. 전날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에 합의하면서 노동계가 발표를 연기해달라고 요구해서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자 추진 중인 최저임금제 개편이 차일피일 늦어지자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새 제도를 적용하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고용부는 이날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확정안을 발표하려던 계획을 갑자기 취소하고 다음주로 연기하겠다고 공지했다. 고용부는 당초 14일 발표하기로 한 일정도 당정협의를 이유로 한 차례 미뤘다.

    정부는 현행 단일 심의체인 최저임금위원회를 최저임금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1988년 제도 시행 이후 32년 만이다. 전문가들이 통계에 근거해 인상률 구간을 제시하면 그 범위 내에서 노사가 이듬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구조기 때문에 기존보다 정치적 판단이 개입될 여지가 줄어든다. 여기에다 결정 기준에도 근로자 생계비, 소득분배율 등 외에 고용 수준과 경제성장률 등을 추가하기로 했다. 경제가 감당하기 힘든 과도한 인상을 막겠다는 취지다.

    큰 틀의 개편 방향이 정해졌음에도 정부가 발표를 자꾸 미루자 지나치게 양대 노총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사노위에 참여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내부적으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설명할 시간이 필요한 만큼 개편안 발표를 늦춰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경사노위의 합의가 ‘야합’이라며 반발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역시 전날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의 면담 자리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와 기준을 바꾸는 것은 개악”이라며 “일방 추진을 중단해달라”고 했다.

    산업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전까지 새 결정체계를 도입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우려한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고용부 장관은 3월 31일까지 최저임금위원회에 최저임금의 심의를 요청해야 한다. 따라서 늦어도 3월 말까지는 법 개정과 공포절차가 끝나야 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국회가 쉬더라도 빨리 정부안을 발표해야 경영계와 노동계를 설득할 시간을 벌 수 있는데 자꾸 미뤄지면서 내년 최저임금 속도조절이 물 건너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를 마친 직후 “경사노위에서 탄력근로제 관련 합의가 이뤄져 경영·노동계에서 결정체계 개편안 발표를 미뤄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발표일은) 다음주를 넘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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