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땅값이 전년보다 4.58% 올라 2006년(5.61%) 후 12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1.5%)의 세 배에 이른다.
땅값 12년 만에 최대폭 상승…세종·파주 1위
세종 땅값 상승률 7년 연속 1위

24일 국토교통부는 작년 한 해 전국 지가 상승률이 4.58%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상승률이 전년 상승률(3.88%) 대비 0.70%포인트 높아졌다. 월별 상승률을 보면 1월부터 꾸준히 올라 10월 0.46%로 정점을 찍은 뒤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영향으로 12월 0.34%로 둔화됐다.

시·도별로는 세종시 땅값이 7.42% 상승했다. 전년(7.02%)에 이어 2년 연속 7%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2년부터 7년 연속 전국 상승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올해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세종시로 이전할 예정인 데다 4·6생활권 개발, 국가산업단지 유치 등의 호재도 있어 땅값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고 국토부는 분석했다.

세종 다음으로 서울(상승률 6.11%), 부산(5.74%), 광주(5.26%), 대구(5.01%)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 상승률은 2017년 6위에서 지난해 2위로 올라섰다. 용산역 부근 한강로 일대, 한남뉴타운 등의 개발이 호재로 작용했다. 2017년 2위(6.51%)였던 부산은 3위로 내려앉았다. 경기(4.42%), 전남(4.00%), 인천(3.59%), 강원(3.58%) 등의 상승률은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용도지역별 상승률은 주거(5.24%), 상업(4.38%), 계획관리(4.37%), 농림(4.06%), 녹지(3.75%), 생산관리(3.50%), 보전관리(3.01%) 등 순이었다. 이용상황별로는 주거용(5.16%), 상업용(4.66%), 전(4.18%), 답(4.00%), 임야(3.06%), 골프장·스키장 등 기타(3.01%), 공장용지(2.60%) 순으로 올랐다.

접경지 파주 상승률 10% 육박

시·군·구 기준으로 보면 남북한 경제협력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접경 지역과 서울 재개발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남북 관계 개선의 영향으로 경기 파주가 9.53% 상승해 가장 많이 올랐다. 파주 안에서도 군내면(123.14%) 장단면(109.90%) 진동면(86.68%) 등이 특히 많이 상승했다. 투자자가 몰리면서 강원 고성 땅값도 8.06% 올라 전국 상승률 5위에 자리했다.

서울에선 재개발이 활발한 용산구가 8.60% 상승하며 전국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한강로1·2·3가(11.13%), 보광동(10.13%), 한남동(10.12%)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도시정비사업 진척이 빠른 동작구(8.12%)와 마포구(8.11%)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지역경기가 침체된 지방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울산 동구(-3.03%), 전북 군산(-1.92%), 경남 창원 성산구(-0.17%), 경남 거제(-0.65%), 창원 진해구(-0.34%) 등의 땅값이 많이 내렸다.

토지 거래량은 3.9% 줄어

작년 전체 토지(건축물 부속토지 포함) 거래량은 약 318만6000필지(2071.0㎢)를 기록했다. 전년(331만5000필지) 대비 3.9% 감소했으나 2016년(299만5000필지)에 비해서는 6.4% 증가했다. 면적 기준으로 보면 서울 면적의 3.4배 규모가 거래됐다.

수도권 거래량은 1.3% 증가한 반면 지방 거래량은 8.0% 감소했다. 대전(9.9%), 경기(6.3%), 광주(6.1%), 전북(6.0%), 전남(3.2%)의 거래가 늘었고 부산(-22.1%), 경남(-21.3%), 울산(-18.6%) 등은 줄었다.

건축물 부속토지를 제외한 순수토지 거래량은 약 108만9000필지(1906.8㎢)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6.2%, 2016년 대비로는 2.1% 감소했다. 세종(28.5%), 대전(12.3%), 광주(3.2%), 인천(2.9%) 순으로 거래가 증가했다. 반면 부산(-24.4%), 울산(-21.3%), 제주(-16.5%) 등의 거래는 크게 줄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가 변동률과 토지 거래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토지시장 안정을 위한 다각적인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