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고 사건’처럼 고등학교 시험지가 유출된 사건이 최근 4년간 13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각 시·도교육청의 종합감사를 받은 1만392개 전국 초·중·고교 중에서 단 한 건의 지적도 받지 않은 학교는 8%(830개교)에 불과했다. 교육부는 감사 결과 실명 공개,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 개정 등을 통해 교육 비리를 근절할 방침이다.

고교 시험지 유출 올해만 6건

17일 교육부가 발표한 ‘학생평가·학교생활기록부 관련 중대비위 현황’에 따르면 고교 시험지 유출 사건은 올해만 6건이나 됐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적발된 고교 시험지 유출 건수는 총 13건으로, 학부모나 학생이 민원을 제기해 교육당국이 확인한 사례들이다. 서울외고에선 지난해 한 교사가 영어 과목(영어2, 심화영어) 시험문제를 유출한 사실이 발각돼 파면됐다. 부산과학고에선 올해 한 학생이 화법과 작문, 정보과학 등의 시험 문제를 빼낸 사실이 적발돼 퇴학조치됐다.

'시험지 유출' 숙명여고 외 12건 더 있었다
광주 대동고에서는 올해 행정 직원이 전 과목 시험지를 유출하는 사건이 발생해 해당 직원이 구속 수감됐다. 이 밖에 경기 항일고, 전남 한영고, 전북 함열여고 등 전국 각지 고등학교에서 시험지 유출 사건이 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됐다. 사립학교에서 9건, 공립학교에서 4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징계를 받은 교사, 학생, 교직원은 13명이었다.

학생부를 부당하게 정정하거나 허위 기재한 사례는 최근 4년간 15건이 적발됐다. 학생부 부적정 기재·관리로 교사가 징계를 받은 사례는 모두 사립학교에서 발생했다. 서울 예일여고는 180여 건의 학생부 정정을 담임교사부터 교장까지 이어지는 ‘4단 결재’가 아니라 교감 전결·대결로 처리한 점을 지적받았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나이스·NEIS) 입력 권한이 필요 없는 교사 5명에게 권한을 주기도 했다. 권한이 불필요했던 교사 중 한 명은 자녀가 재학 중이었다.

사립학교 감사지적 건수, 공립의 2배

'시험지 유출' 숙명여고 외 12건 더 있었다
교육부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2015년 이후 초·중·고교 종합감사 결과도 분석해 학교 이름과 함께 공개했다. 감사 결과 초·중·고교 1만392개교 중 지적사항이 나오지 않은 학교는 830개(8.0%)에 불과했다. 나머지 9562개교(92.0%)에서는 학교당 평균 3.26건씩 총 3만1216건의 잘못이 지적됐다. 사립학교의 지적 건수는 학교당 평균 5.3건으로 공립학교(2.5건)의 2배에 달한다.

유형별로 보면 절반가량(1만5021건·48.1%)이 학교발전기금 부적정 운영, 초과근무수당 이중지급 등 예산·회계 분야였다. 이어 인사·복무(4698건·15.0%), 교무·학사(4236건·13.6%) 등의 분야에서 주로 지적사항이 나왔다.

서울 휘문고는 신규교사 채용 시 일단 채용공고를 낸 뒤 채용계획을 수립했다가 지적받았다. 서류평가 시 ‘건학이념에 부합되는 지원자’라는 객관적 평가가 불가능한 기준을 적용한 점도 문제가 됐다. 또 한 교사가 학생들이 낸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개인 통장에 넣어두거나 현금으로 가지고 있으면서 개인 용도로 사용한 일이 들통나기도 했다.

서울 서문여고와 서문여중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성산학원은 다른 학교법인과 빌딩 한 곳을 공동으로 임대 운영하면서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으로 골프회원권 3개를 사서 법인 관계자의 개인 용도로 썼다. 골프회원권 시세 하락 등으로 법인이 입은 피해는 5억5000만원에 달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