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에 있는 아파트를 팔고 과천에 전셋집 얻어 이사 오는 사람들이 주말마다 보여요.”(경기 과천시 중앙동 M공인 관계자)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승폭을 줄이고 있는 가운데 과천시 아파트 전세가격이 ‘이상 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 물량 품귀 속에 내년 아파트 청약을 노린 신규 전입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천가서 분양 받자"…이주 수요 몰려 전셋값 급등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10월15일 기준) 과천 아파트 전세가격은 2주 연속 0.25% 상승하며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5주 연속 상승폭을 줄이며 이번주 0.02% 상승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중앙동 M공인 관계자는 “과천에서 1년 거주 요건을 채우면 1순위 당해지역 청약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 아파트를 팔고 이곳에 전세를 얻어 이사 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천시 인구는 전체 6만여 명으로 1순위 청약을 넣을 수 있는 대기자가 많지 않다. 이런 영향으로 올해 1월과 3월 공급된 ‘과천 푸르지오써밋’과 ‘과천 위버필드’ 아파트는 ‘로또 아파트’로 주목받았지만 1순위 당해지역 마감에 실패했다.

과천은 아파트 분양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과천주공6단지 재건축조합은 내년 3~5월 일반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총 2145가구 가운데 886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시공은 GS건설이 맡았다. 과천주공1단지를 재건축하는 ‘과천퍼스트푸르지오써밋’도 내년 말 일반분양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조합 관계자는 “다음달 11일 조합원 총회에서 후분양이 결정되면 내년 11월 이후 일반분양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과천지식정보타운 8000가구 분양도 남아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GS건설이 공급하는 S9블록(공공분양 647가구)이 올해 12월 첫 분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지만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당해지역 청약 당첨을 노리고 과천으로 유입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일대 전세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별양동 B공인 관계자는 “9·13 대출 규제 때문에 기존 세입자들의 발목이 묶인 상황에 신규 전입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전용면적 84㎡ 아파트 전세가격이 최대 1억원 이상 뛰었다”고 설명했다.

구축 대장주 아파트인 ‘래미안슈르’와 ‘래미안에코팰리스’의 전용 84㎡ 전세가는 두 달 사이 7억5000만원에서 8억5000만원으로 뛰었다. 지난 7월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과천센트럴스위트의 전세 물량은 아예 동이 났다. 별양동과 문원동 등지의 다세대 신축 빌라 전세가 역시 3억5000만~4억원에서 4억~5억원으로 뛰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