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칼럼니스트 자말 카슈끄지가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진상 규명 후 사우디 정권의 배후론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가혹한 처벌'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선(先) 진상규명-후(後) 대응' 기조를 밝히며 미국산 무기구매의 '큰 손'인 중동의 대표적 동맹 사우디 배후론에 다소 애매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카슈끄지의 끔찍한 살해 정황을 담은 녹취록이 공개되는 등 파문이 점점 커지자 연루·배후 의혹을 전면 부인하는 사우디 국왕과 왕세자를 두둔하는 듯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뒤늦게 사망을 인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며 구체적인 언급은 자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카슈끄지가 죽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분명히 그런 것 같이 보인다. 매우 슬픈 일"이라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을 두고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카슈끄지가 피살됐을 것이라는 걸 인정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진상을 규명할 수 있도록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특정 시점에 그에 관한 발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에 대한 대응 방침을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가혹할 것이다. 나쁜 일이다.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고 선 진상규명 입장을 고수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리야드에서 국왕과 왕세자, 외무장관 등을 만나 대화를 나눴으며, 그들에게 우리가 이 사안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들 역시 카슈끄지 실종의 심각함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완전하고 철저한 수사를 실시, 투명한 보고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사우디와 오랜 전략적 관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테러 문제와 관련한 중요한 파트너일 수 있고 중요한 전략적 동맹"이라고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