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의혹이 확산되자, 결국 오는 2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 투자회의인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므누신 장관은 1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막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났다. 우리는 결정했다"면서 "나는 사우디에서 열리는 FII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카슈끄지 피살 의혹과 관련해 "더 많은 정보가 나오면 FII 참석 철회를 살펴볼 것"이라면서 원칙적 참석 입장을 유지했던 데서 불참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므누신 장관의 불참 결정은 카슈끄지 피살 의혹이 전 세계적 뉴스로 확산하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안의 폭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우디와 터키를 방문하고 돌아온 폼페이오 장관을 만난 직후 불참 결정을 내린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카슈끄지는 이달 2일 이혼 확인서류를 수령하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후 사라졌으며, 카슈끄지의 끔찍한 살해 정황을 담은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특히 15명의 암살팀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진 법의학자 살라 무함마드 알투바이지가 사우디 내무부와 왕립의과대학에서 주요 직책을 맡은 고위 인사이며, 나머지 암살조 중 최소 4명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개인 경호원 등으로 확인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사우디 정부는 코너에 몰린 형국이다.

FII는 '사막의 다보스'로 불리는 행사로, 사우디 왕실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자신의 개혁 과제들을 내걸고 서방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행사다.

그러나 카슈끄지 피살 의혹이 확산하면서 글로벌 기업 및 금융계 주요 인사들의 불참과 CNBC, 이코노미스트,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 등 주요 언론의 보도계획 철회가 이어지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