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입주기업 중 임차료 내는 곳 2~3개뿐"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받는 타격은 더 크다. 전국 30여 개 산업단지 중 50인 미만 기업의 평균 가동률이 60% 미만인 곳이 9개에 달했다. 30~40%대까지 떨어진 산업단지도 6곳이나 됐다. 경기침체로 일감 부족에 시달리던 중소기업은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등으로 직격탄을 맞으며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전국 산업단지에서 50인 미만 기업의 가동률은 규모가 큰 기업에 비해 훨씬 낮다.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등을 주로 생산하는 경북 구미산업단지의 50인 미만 기업 가동률은 지난 6월 기준 39.3%로 지난해 같은 기간(66.1%)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50인 이상~300인 미만 기업의 가동률은 69.1%로, 전년보다 3.7%포인트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300인 이상 기업의 가동률은 75.9%로 전년보다 오히려 6.6%포인트 올랐다. 한 3차 협력사 대표는 “본사와 1차 협력사의 주문 물량이 줄어들면서 3차 협력 부품업체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며 “40%를 밑도는 가동률이 지속되면 폐업하거나 도산하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고 털어놨다.

1년 새 소규모 기업의 가동률이 크게 떨어진 곳은 구미뿐만이 아니다. 전남 광양산업단지의 50인 미만 기업 가동률은 37.3%로 작년(58.2%)보다 20.9%포인트 하락했다. 광주첨단산업단지의 50인 미만 기업 가동률 역시 전년(71.8%)보다 12%포인트 하락한 59.8%에 그쳤고, 울산·미포산업단지도 1년 새 27.9%포인트 하락한 47.8%로 뒷걸음질쳤다.

산업단지 내 공장들의 채산성이 악화되는 것은 더 큰 문제다. 공장 한쪽을 임대해준 뒤 임대료를 못 받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경기 시화공단에서 공장을 가동하면서 여유 공간을 10여 개 소기업에 임대하고 있는 금속가공업체 K사장은 “입주 기업 중 임대료를 제대로 내는 업체가 2~3곳에 불과하다”며 “공장 사정을 뻔히 아는 상황에서 임대료를 재촉할 수도 없어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반월에서 전자부품을 가공하는 L사장은 “지금은 고무줄이 팽팽하게 당겨진 상황”이라며 “경기침체가 이대로 지속되면 내년에는 문을 닫는 업체가 줄을 이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