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최근 크게 요동쳤지만 증시 저변동성에 베팅하는 옵션 매도형 상품의 손실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가 없는 데다 급락장이 금방 마무리된 덕분이다.

이달 들어 15일까지 코스피지수는 8.45% 하락했다. 지난 11일 하루에만 4.44% 급락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이 상장한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외가격)’ 상장지수증권(ETN)은 이달 들어 0.75%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보다 기대수익률이 높지만 손실 위험도 큰 ‘TRUE 코스피 양매도 3% OTM’은 같은 기간 수익률이 -1.89%, ‘TRUE 코스피 양매도 ATM(등가격)’은 -1.84%였다.

풋옵션만 매도하는 ‘삼성 코스피 풋매도’ 수익률은 -2.58%, 양매도와 양매수를 동시에 하는 ‘신한 코스피 콘도르 4/10’은 -4.29%를 기록했다.

양매도 ETN은 콜옵션과 풋옵션을 동시에 매도하는 상품이다. 증시가 횡보할 때는 수익을 얻지만, 증시가 일정 범위를 벗어나 급등하거나 급락할 때는 손실이 한계가 없이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켜 문제가 됐던 양매도 전략을 떠올려 증권업계에서도 옵션 매도형 ETN을 안 좋게 보는 시각이 많다”며 “하지만 옵션 매도가 무조건 위험하다는 건 편견”이라고 말했다.

레버리지가 없는 옵션 매도 상품의 기대수익률과 손실 위험은 최근 옵션 만기일 코스피200지수 종가보다 행사가격이 얼마나 많이 차이가 나는 옵션을 매도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행사가격이 위아래로 5% 벌어진 양매도 5% OTM은 기대수익률이 연 5~6%지만 손실 위험이 낮고, 행사가격이 가장 가까운 양매도 ATM은 기대수익률이 연 8%를 넘지만 상대적으로 손실 위험이 크다. 코스피지수가 4.44% 하락한 11일 양매도 5% OTM은 0.89% 떨어지는 데 그쳤지만 양매도 ATM은 3.67%로 하락폭이 컸다.

이번에 옵션 매도형 상품이 전반적으로 손실이 적었던 것은 급락장이 짧았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일정 범위를 벗어난 이후에는 지수 등락폭에 비례해 손실이 커지기 때문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