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기, 트럼프 취임으로 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는 미국의 세계 지배력을 더 축소시킬 것이다.”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사진)는 4일(현지시간) “미국의 세기는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던 2017년 1월에 끝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새로운 외교정책》이라는 책을 펴내고 컬럼비아대에서 강연했다.

삭스 교수는 미국은 갑자기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미국 중심 세계 질서의 균형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이 구매력을 감안한 경제총량(PPP)에서 이미 미국보다 20%가량 크며, 대부분 나라의 가장 큰 교역파트너는 중국”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고립주의를 포기하는 대신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주요 국가 중 유일하게 파리기후협약과 유네스코 등에서 줄줄이 탈퇴하며 스스로 리더십을 포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삭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아메리카 퍼스트)’는 미국 역사에서 주기적으로 불거졌던 고립주의에 외국인 혐오증, 인종주의 그리고 보호주의가 더해진 예외적 변종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고립주의 관점에서 중국을 관세로 꺾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무역전쟁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반작용으로 미국에 대한 반감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삭스 교수는 “미국의 세계에 대한 접근법은 고립주의나 군사력 확대가 아닌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를 공유하는 식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