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1일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서울에서 어느 정도의 신규 주택 공급 목표가 제시될지 주목된다.

19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현재 양측은 수도권 주택 공급방안 발표를 앞두고 정책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토부는 신규 주택공급 효과를 높이려면 강남권 등 양질의 입지에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신규 택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최근 서울시는 회의에서 국토부에 그린벨트를 해제하지 않아도 도심 내 유휴부지를 택지로 개발해 6만2천호를 공급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서울시가 공급할 수 있다고 밝힌 곳은 송파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 부지 등 시유지와 유휴부지, 사유지 등이 포함된 20여곳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의 이같은 제안은 그린벨트 해제는 절대 안 된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읽힌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상업지역 내 주거비율을 기존 80%에서 90%로 높이고, 준주거지역에서는 용적률을 400%에서 500%로 올려 공공임대주택 등 주택공급을 확대한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국토계획법상 상업지역에서 주상복합을 지을 때 연면적 중 주거용의 비율 상한은 90%이며 준주거지역의 용적률은 상한이 500%로 설정돼 있다.

서울시는 이 법정 한도보다 낮게 설정해 도심 인구 과밀을 막았는데, 이를 법적 상한까지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물론, 사업자가 이 상한까지 주거비율이나 용적률을 받으려면 그에 비례해 임대주택을 더 지어야 한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이같은 주택 공급 확대 방안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다만 강남 유력지역 그린벨트를 풀어 신규 택지를 확보하는 것에 비해서는 개별 택지가 너무 작아서 효과가 크지 않으리라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은 서울시와 계속 실무 협의를 하고 있다"며 "21일 발표 전까지는 최선의 결과를 내놓기 위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아예 직권으로 그린벨트를 해제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현재 30만㎡ 이하의 소형 그린벨트 해제 권한이 시도지사에 위임된 상태지만 정부가 공공주택 건설 등의 이유가 있을 때는 직접 해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정치적인 파장이 있을 수 있어 국토부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21일 공급방안 발표에서는 서울의 그린벨트 해제 내용이 빠질 개연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가 서울 외 수도권에서는 어느 정도의 신규 택지를 공급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앞서 LH가 추진한 신규택지 후보지 8곳이 공개된 바 있다.

이는 안산 2곳(162만3천㎡·74만5천㎡), 과천(115만6천㎡), 광명(59만3천㎡), 의정부(51만8천㎡), 시흥(46만2천㎡), 의왕(26만5천㎡), 성남(6만8천㎡)이다.

이중 광명과 의정부, 시흥, 성남, 의왕 후보지는 이미 관계기관 협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과 안산 부지는 워낙 지구지정 초기 단계라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주민 반대도 극심해 택지 지정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정부가 21일 발표할 수 있는 부지는 주민공람 단계까지 간 상태여야 한다.

이 때문에 어차피 과천과 안산 부지는 이번 발표에 포함할 수 없는 부지다.

정부가 지금까지 제시한 수도권 신규 택지 공급 목표는 44곳 36만2천호다.

성남 복정·금토, 군포 대야미, 남양주 진접2 등 14곳의 입지를 확정해 주민공람까지 했고 나머지 30곳에 대해서는 입지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정부가 이 44곳에 더해 택지 발굴을 추가로 할 수 있다고 제시할지도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