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 상승 추세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대출금리가 낮고 인구도 몰리고 있어서입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영국 부동산투자자문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아지 테일러 상무(사진)는 12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본사에서 한 인터뷰에서 “주거 안정을 원하는 중산층은 주택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강하다”며 “글로벌 경기 회복세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다 보니 중산층이 매수세에 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국제통화기금(IMF) 세계 실질주택가격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높아지며 관련 자료가 작성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는 “영국 정부는 수년간 집값 안정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삼았지만 중단기적으로 적정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낮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영국 주택시장의 문제는 ‘어포더블 하우스(중산층이 살 만한 가격의 주택)’ 공급이 너무 적어 미래세대가 진입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양도소득세 등 거래비용이 높은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업용 부동산 자문 전문가인 테일러 상무는 “최근 영국 오피스빌딩 시장에 거대한 ‘코리안 웨이브’가 불고 있다”고 했다. 국민연금이 지난달 런던에 있는 골드만삭스 유럽 본사 사옥을 11억7000만파운드(약 1조7100억원)에 사는 등 한국 자본의 오피스빌딩 매입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그는 “올해 말 한국 자본의 영국 오피스빌딩 거래 규모가 40억파운드(약 5조80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투자 규모는 5억3000만파운드였다. 그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그동안 유럽연합(EU) 투자에 집중한 한국 기관투자가가 영국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독일 데카방크 등 해외 자본도 최근 런던 오피스 빌딩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

테일러 상무는 “미국은 대출금리가 높고 달러화가 강세여서 ‘이중 부담’이 있다”며 “유럽은 대출금리가 역사적으로 낮아 레버리지 효과를 볼 수 있는 데다 환헤지 프리미엄까지 덤으로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