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초래해 교체 대상 ‘0순위’로 꼽혔던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예상을 깨고 막판에 유임되자 배경을 놓고 추측이 무성하다. 청와대가 1~2주 뒤로 예고한 후속 장관 인사에서 환경부 장관을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0일 청와대의 개각 인사 발표를 앞두고 오전까지만 해도 환경부 장관 교체는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올초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초래하는 등 업무처리 능력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막상 인선 발표 명단에선 빠졌다.

청와대는 환경부 장관도 개각 대상에 포함해 적임자를 물색했지만, 후보자 모두 각각의 부적합 이유가 발견돼 최종 적임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여성이라는 조건을 맞추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관가 안팎의 해석이다. ‘여성장관 비율 30%’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 장관인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의 후임으로 이재갑 전 고용부 차관을 지명했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진선미 민주당 의원을 찾아 ‘장관급 여성 비율 30%’를 겨우 유지했지만 환경부 장관까지 남성으로 바뀌면 이 비율이 깨지게 된다.

이런 이유 등으로 여성 환경운동가이자 대학교수인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가 막판까지 환경부 장관 후보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교수는 탈원전, 4대강 재자연화 등과 관련해선 정권 기조와 맞았지만 급진적인 성향 탓에 정부 내에서도 부담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청와대는 “검증이 끝나지 않아 이번 인사에 포함하지 않았을 뿐 1~2주 뒤 후속 장관 인사가 있을 것”이라고 후속 인사를 예고했다. 개각 대상이 어느 부처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관가에선 환경부 장관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김 장관이 숙원 사업인 물관리 일원화를 이룬 만큼 추가적인 조직정비 등을 위해 기회를 줬다는 풀이도 있다. 환경부는 올초 국토교통부의 수자원관리국 조직과 산하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를 통째로 가져왔다. 이 가운데 1급 실장 자리가 두 자리나 늘면서 부처 내부 분위기가 김 장관에게 우호적으로 바뀌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