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대책 설명하는 홍종학 중기부장관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맨 왼쪽)이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 당정협의’에서 정부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이 회의에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 김태년 정책위원회 의장(세 번째) 등이 참석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 정부 대책 설명하는 홍종학 중기부장관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맨 왼쪽)이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 당정협의’에서 정부 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이 회의에는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 김태년 정책위원회 의장(세 번째) 등이 참석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22일 내놓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 대책’은 숙박·음식 편의점 개인택시 등 전국 570만 자영업자의 영업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단기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경비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년까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의 비용 부담이 30%가량 늘어나고 경기 침체로 손님이 줄어 수익이 감소하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해법은 없어 단기 처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금 지원 효과 7조원

당정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자금 지원 효과가 7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대상 확대, 근로장려금(EITC) 지원 요건 완화, 사회보험료 지원 강화 등으로 모두 현금만 6조원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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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30인 이하 사업주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일자리안정자금은 올해와 같은 3조원 이내에서 운용한다. 올해 지급 수준인 13만원을 지원하되 최저임금 영향이 큰 5인 미만 사업장에는 15만원으로 높여주기로 했다. 지원 대상도 현재 30인 미만 사업장뿐 아니라 30~300인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60세 이상 고용위기지역 근로자, 30인 이상 장애인 직업 재활시설 근로자 등으로 확대한다. 다만 전체 자영업자의 70%가량(403만 명)인 ‘나홀로 자영업자’는 고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지원 대상에서 배제된다.

근로장려금 소득 요건과 재산 기준을 완화해 자영업 지원 대상자를 57만 가구에서 115만 가구로 늘리고 지원 규모는 4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세 배가량으로 확대한다.

사회보험료 지원도 강화한다. 내년 예산을 4000억원 늘려 신규 가입자도 올해와 같이 두루누리(국민연금·고용보험료) 지원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사업장 규모별 최대 지원율은 1~4인 사업장 90%, 5~9인 사업장 80% 수준이다. 일자리안정자금 대상 건강보험 신규 가입자 보험료도 50% 줄여주고, 1인 자영업자의 경우 건강보험료를 줄여주는 동시에 고용보험료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담배 등 일부 품목의 제외 여부를 포함한 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는 연말께 시행된다. 결제대행업체(PG)를 이용하는 영세·중소 온라인 판매업자에 대한 카드 수수료율을 3.0%에서 매출 규모에 따라 1.8~2.3%로 우대해주기로 했다. 개인택시 사업자도 온라인 사업자와 같은 우대수수료(1.0%)를 적용한다. 부가가치세 납부 면제 기준을 연매출 24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세금 부담도 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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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대증요법은 지속성 없다”

당정은 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소상공인 관련 단체에 최저임금위원회 추천권을 줄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최저임금위 사용자위원 임기가 끝나는 2021년부터 적용된다. 이와 함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전통시장 시설 지원에 3000억원을 투입하고 재창업·재취업 등 재기를 위해 지원금을 올해 115억원에서 4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자영업자가 근로자로 전환할 때 사업장 폐업·철거 지원을 올해 500명·최대 100만원에서 내년에 2000명·최대 200만원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이번 과제를 세제개편안과 내년 예산편성안에 반영해 국회에 제출하고 현장간담회를 지속할 계획이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앞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맞춤형 지원 과제와 경쟁력 강화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관련 대책을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원 대책이 연내 법규를 개정한 뒤 내년 적용하는 일정이지만 국회에서 제때 통과될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근본적인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경기 하강과 조선업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내수 위축과 맞물려 있어 임시방편적 조치만으로는 자영업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문겸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원장은 “자영업자는 매달 안정적인 수입을 가져가는 게 중요한데 보조금 형태로 도와주는 단기대증요법은 지속성과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수/이우상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