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아파트 보다 싼 단독주택"…도쿄에 3층 주택, 4억대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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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 전문 건설업체 '오픈하우스' 급성장
입찰 대신 대면거래로 토지 매입해 단가 낮춰
입찰 대신 대면거래로 토지 매입해 단가 낮춰
일본의 단독주택 전문 건설업체인 ‘오픈 하우스’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의 사업모델은 도쿄 23구내에서 평균 4300만엔(약 4억4000만원)선에 3층짜리 단독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일본인이 선호하는 주택유형인 단독주택을 맨션(한국의 아파트)보다 싼 값에 공급하다보니 성장세가 가파르다. 이 회사의 실적은 2013년 상장 때와 비교하면 4배 이상 성장했다.
◆단독주택 아파트보다 싸게 공급
이 회사의 사업영역은 부동산 투자, 중개, 금융, 개발 등으로 다양하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가 단독주택 개발사업이다. 오픈 하우스에 따르면 단독주택 공급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14년 1772동 , 2015년 2161동, 2016년 2644동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 단독주택의 평균 가격은 한 가구당 4300만엔이다. 땅값이 비싼 도쿄 23구 내에서 이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도쿄 23구 내에서 오픈 하우스의 라이벌은 맨션 개발회사다. 부동산경제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 신축 맨션 평균 가격은 6년 연속 상승해 5962만엔(약 6억500만원)을 기록했다. 도쿄 23구 내로 범위를 좁히면 맨션 평균 가격은 7059만엔(약 7억1500만원)이다. 오픈 하우스가 공급하는 단독주택 가격이 신축 맨션보다 최소 1500만엔에서 최대 3000만엔정도 싼 것이다. 이처럼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수도권 신도시가 아니라 도쿄 도심에서 살고 싶은 맞벌이 가구 등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
오픈 하우스의 성장세를 보며 다른 건설사도 같은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땅값이 비싼 도심에서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픈 하우스의 3가지 성공 방정식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오픈 하우스가 저렴하게 단독주택을 공급하는 비결을 크게 3가지라고 분석했다. 첫째는 토지 매입 가격이 낮다는 점이다. 오픈 하우스는 원칙적으로 대면 거래로 토지를 사들인다. 자칫 매입가격이 상승하기 쉬운 경쟁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주요 주거 지역에 100명 이상의 직원을 배치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역의 부동산 회사 20~30곳을 꾸준히 방문한다. 이에 비해 다른 회사 영업직원은 주 1회 방문할까 말까다. 이처럼 친밀한 관계를 맺다보니 지역 부동산 회사는 매일 방문하는 오픈 하우스의 영업 사원에게 가장 먼저 매물을 보여준다.
두 번째, 판단도 빠르다. 물건을 잡으면 즉시 설계 부서에 연락한다. 대략적인 설계와 판매 가격을 산출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24시간이다. 빠르면 그날 결과가 나온다. 도쿄 세타가야구를 중심으로 임대 아파트를 개발하는 한 건설사 임원은 “오픈 하우스는 항상 간발의 차이로 토지를 먼저 잡아간다”고 아쉬워했다.
세 번째, 설계에 많은 공을 들인다. 이 회사 주로 노리는 지역은 용적률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곳이다. 이 회사는 판매 단가를 낮추기 위해 매입한 토지를 여러개로 분할해 목조 3층 건물을 건설한다. 부지면적 120㎡는 보통 6000만엔 정도에 매입한다. 이를 절반으로 쪼개면 부지 60㎡를 3000만엔에 잡은 셈이 된다. 여기에 1300만엔 정도의 건축비용을 들여 3층짜리 목조주택을 짓는다. 평균 부지 면적은 약 60㎡, 연면적은 약 80㎡다. 방 3개 아파트 수준의 넓이가 된다. 오픈 하우스 관계자는 “다른 회사와 가격 경쟁을 하기보다 토지 매입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저럼하게 매입할 수 있는 특이한 모양의 토지도 특성을 살리면 좋은 건축부지가 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설계 고민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원래 ‘21세기 재팬’의 프랜차이즈이였던 오픈 하우스는 판매에도 강하다. 다른 회사의 물건도 취급하는 부동산 중개 점포를 도쿄 23구 내에만 16개를 보유하고 있다. 도내 주요 역사에서 젊은 영업 사원은 행인에게 말을 걸며 광고를 한다. 중개 수수료를 줄이는 직매 방식이다.
오픈 하우스는 도쿄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토대로 지방 주요 도시 개척에 나섰다. 2016년에 진출한 나고야 3개 영업지부는 올해 100억엔 규모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 3분기에는 후쿠오카에도 진출한다. 인구가 늘고 있고 젊은층의 비율도 높아 유망한 시장이라고 판단해서다. 물론 이 회사의 사업 모델은 땅값이 비싼 도쿄 23구 내에서 가장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일본 부동산정보회사인 도쿄 칸테이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중부권 신축 맨션 평균 판매가는 4049만엔(4억1000만원)이다. 전년도보다 30% 가량 올랐지만, 오픈 하우스 단독주택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큰 변동이 없다. 지난 14일 2017년10월~2018년 6월까지의 결산을 발표하자 다음날인 15일 일시에 주가가 8% 상승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16일에는 10%가 떨어지며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주식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동안 급성장해온 만큼 시장의 기대치가 높은 편이다. 내년에는 오픈 하우스의 ‘승리 방정식’이 도쿄 이외의 지역에서도 통용되는지 실력을 시험받는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오픈 하우수의 노하우를 잘 살피면 서울에서도 경쟁력 있는 단독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는 삶을 추구하는 신세대들이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단독주택 아파트보다 싸게 공급
이 회사의 사업영역은 부동산 투자, 중개, 금융, 개발 등으로 다양하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가 단독주택 개발사업이다. 오픈 하우스에 따르면 단독주택 공급규모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14년 1772동 , 2015년 2161동, 2016년 2644동 등으로 급증하고 있다.
이 단독주택의 평균 가격은 한 가구당 4300만엔이다. 땅값이 비싼 도쿄 23구 내에서 이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도쿄 23구 내에서 오픈 하우스의 라이벌은 맨션 개발회사다. 부동산경제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 신축 맨션 평균 가격은 6년 연속 상승해 5962만엔(약 6억500만원)을 기록했다. 도쿄 23구 내로 범위를 좁히면 맨션 평균 가격은 7059만엔(약 7억1500만원)이다. 오픈 하우스가 공급하는 단독주택 가격이 신축 맨션보다 최소 1500만엔에서 최대 3000만엔정도 싼 것이다. 이처럼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수도권 신도시가 아니라 도쿄 도심에서 살고 싶은 맞벌이 가구 등의 수요가 몰리고 있다.
오픈 하우스의 성장세를 보며 다른 건설사도 같은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땅값이 비싼 도심에서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픈 하우스의 3가지 성공 방정식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오픈 하우스가 저렴하게 단독주택을 공급하는 비결을 크게 3가지라고 분석했다. 첫째는 토지 매입 가격이 낮다는 점이다. 오픈 하우스는 원칙적으로 대면 거래로 토지를 사들인다. 자칫 매입가격이 상승하기 쉬운 경쟁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주요 주거 지역에 100명 이상의 직원을 배치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지역의 부동산 회사 20~30곳을 꾸준히 방문한다. 이에 비해 다른 회사 영업직원은 주 1회 방문할까 말까다. 이처럼 친밀한 관계를 맺다보니 지역 부동산 회사는 매일 방문하는 오픈 하우스의 영업 사원에게 가장 먼저 매물을 보여준다.
두 번째, 판단도 빠르다. 물건을 잡으면 즉시 설계 부서에 연락한다. 대략적인 설계와 판매 가격을 산출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은 길어야 24시간이다. 빠르면 그날 결과가 나온다. 도쿄 세타가야구를 중심으로 임대 아파트를 개발하는 한 건설사 임원은 “오픈 하우스는 항상 간발의 차이로 토지를 먼저 잡아간다”고 아쉬워했다.
세 번째, 설계에 많은 공을 들인다. 이 회사 주로 노리는 지역은 용적률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곳이다. 이 회사는 판매 단가를 낮추기 위해 매입한 토지를 여러개로 분할해 목조 3층 건물을 건설한다. 부지면적 120㎡는 보통 6000만엔 정도에 매입한다. 이를 절반으로 쪼개면 부지 60㎡를 3000만엔에 잡은 셈이 된다. 여기에 1300만엔 정도의 건축비용을 들여 3층짜리 목조주택을 짓는다. 평균 부지 면적은 약 60㎡, 연면적은 약 80㎡다. 방 3개 아파트 수준의 넓이가 된다. 오픈 하우스 관계자는 “다른 회사와 가격 경쟁을 하기보다 토지 매입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저럼하게 매입할 수 있는 특이한 모양의 토지도 특성을 살리면 좋은 건축부지가 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설계 고민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원래 ‘21세기 재팬’의 프랜차이즈이였던 오픈 하우스는 판매에도 강하다. 다른 회사의 물건도 취급하는 부동산 중개 점포를 도쿄 23구 내에만 16개를 보유하고 있다. 도내 주요 역사에서 젊은 영업 사원은 행인에게 말을 걸며 광고를 한다. 중개 수수료를 줄이는 직매 방식이다.
오픈 하우스는 도쿄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토대로 지방 주요 도시 개척에 나섰다. 2016년에 진출한 나고야 3개 영업지부는 올해 100억엔 규모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내년 3분기에는 후쿠오카에도 진출한다. 인구가 늘고 있고 젊은층의 비율도 높아 유망한 시장이라고 판단해서다. 물론 이 회사의 사업 모델은 땅값이 비싼 도쿄 23구 내에서 가장 강점을 발휘할 수 있다. 일본 부동산정보회사인 도쿄 칸테이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중부권 신축 맨션 평균 판매가는 4049만엔(4억1000만원)이다. 전년도보다 30% 가량 올랐지만, 오픈 하우스 단독주택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큰 변동이 없다. 지난 14일 2017년10월~2018년 6월까지의 결산을 발표하자 다음날인 15일 일시에 주가가 8% 상승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16일에는 10%가 떨어지며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주식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동안 급성장해온 만큼 시장의 기대치가 높은 편이다. 내년에는 오픈 하우스의 ‘승리 방정식’이 도쿄 이외의 지역에서도 통용되는지 실력을 시험받는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오픈 하우수의 노하우를 잘 살피면 서울에서도 경쟁력 있는 단독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는 삶을 추구하는 신세대들이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