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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경제지표들의 동반 추락, 해외 탓 할 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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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시장 동향이 심상치 않다. 코스피지수는 어제 장중 한때 연중 최저치(2218.09)까지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은 오전 한때 달러당 1135원90전까지 치솟았다. 원화가치로는 종가 기준 올해 최저치(7월24일 1135원20전)를 밑돈 것이다. 주가와 원화가치 모두 어제 오후 들어 약간 반등하긴 했지만 최근 며칠새 하락폭이 계속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주가와 원화가치 급락의 주요인으로 터키발(發) 시장 불안을 꼽는 듯하다. 미국과의 갈등으로 터키 리라화 가치가 급락했고 이 여파가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를 넘어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신흥시장은 물론 한국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안전자산을 찾아 돈이 움직이는 속성상, 신흥국 위기는 금세 다른 신흥국으로 전염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코스피지수와 원화가치가 본격적인 하락 곡선을 긋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중순께부터다. 당시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주요인으로 꼽혔다. 이후에도 금융시장 불안이 계속되자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에 화살이 돌아갔다. 국내 주가 하락과 환율 급등의 주원인을 모두 해외에서 찾아왔던 것이다.

    과연 그럴까.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을 이미 신흥국을 벗어난 시장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아무리 다른 신흥국들이 불안해도 한국 시장 전망이 밝다면 지금처럼 한국 금융시장 약세가 장기화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국 내부 사정이 시장 불안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경기 지표는 악화일로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악’이라는 지표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진다. 지니계수, 양극화 지수, 체감실업률, 청년실업률, 자영업자 체감경기, 오피스빌딩 공실률 등이 그렇다. 최악까지는 아니더라도 생산 투자 소비 등 대다수 지표가 부진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주가에 가장 직접적 영향을 주는 기업 실적마저 고꾸라지고 있다. 올해 2분기 상장사 영업이익 증가율이 5년 만에 6%대로 주저앉았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 증가율은 8%대지만 삼성전자를 빼면 영업이익 증가율은 0.2%에 불과하고 당기순이익은 7.3% 줄었다. 한마디로 ‘어닝 쇼크’다. 터키 등 신흥국 불안 못지않게 국내 여건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외부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대외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지만, 식어가는 내부 성장 엔진을 다시 돌리는 일이 시급하다. 중요한 나라 안 문제는 제쳐두고 자꾸 밖에서 원인을 찾으려 들어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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