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아파트도 구관이 명관?…펄펄나는 10~20년차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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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 치고나가자 '똘똘한 구축'도 키맞추기
건축연령 10~20년 아파트, 6월 상승률 1위
건축연령 10~20년 아파트, 6월 상승률 1위

◆똘똘한 구축 전성시대
강서구 화곡동에 사는 최모 씨 부부(30대)는 전세로 살던 신축 아파트에서 입주한 지 16년이 지난 구축 단지로 다음달 이사한다. 성별이 다른 두 자녀에게 각자 방을 주고 친정 부모님까지 모시려면 더 큰 아파트가 필요해서다. 지금 사는 단지의 전용 128㎡ 아파트 시세는 10억원을 훌쩍 웃돈다. 전세보증금 4억5000만원에 대출금을 수억원 더 보태도 감당하기 어려운 가격대다. 최 씨 부부는 인근 구축 단지로 눈을 돌렸다. 2002년 입주한 화곡동 P아파트 전용 125㎡ 물건을 7억원 대에 매수했다. 최 씨는 “이자비용을 크게 감당하면서 3~4억 더 비싼 신축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마곡지구와 인접해 있어 일대 주택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기대해 ‘똘똘한 구축’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최씨처럼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구축 아파트의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늘면서 10~20년차 아파트가 가장 많이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15년 초과~ 20년 이하 아파트 가격은 0.49% 변동률을 기록하며 전 건축 연령대 중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10년 초과~15년 이하 아파트는 0.35% 변동률을 보이며 뒤를 이었다.
이에 반해 건축 연령 5년 이하 아파트는 0.07% 상승에 그쳤다.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는 0.09% 올랐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4월부터 나타났다. 4월에는 10년 초과~15년 이하 아파트가 상승률 1위(0.57%)를 나타냈다. 5월에는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가 상승률 1위(0.42%)였다.
![[집코노미] 아파트도 구관이 명관?…펄펄나는 10~20년차 아파트](https://img.hankyung.com/photo/201807/01.17410104.1.jpg)
서남권에서도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 변동률이 0.52%로 가장 높았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인 동남권에서도 15~20년차가 가장 높은 상승률(0.14%)을 보였다. 영등포구에선 2000년에 입주한 신길동 ‘삼성래미안’ 전용 59㎡이 지난 5월 5억1000만원에 매매거래되며 지난 2월 대비 6000만원 가량 상승했다. 양천구 신월동 ‘벽산블루밍2단지(2003년 준공)‘ 전용 84㎡는 이달 5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연초에 비해 7000만원 정도 뛴 수준이다.
특히 뉴타운 인근 구축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2000년 입주한 동대문구 전농동 ‘전농SK’ 전용 84㎡는 지난 4월 6억2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 1월 대비 1억원 이상 상승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전농동 L공인 관계자는 “전농답십리뉴타운 신축들을 따라가면서 이 단지 호가도 6억원을 넘어섰다”며 “청량리역사 개발 호재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신길뉴타운 인근 신길 한성 전용 84㎡는 지난 5월 6억9700만원에 실거래됐다. 2월 실거래가(5억6700만원)보다 1억 넘게 올랐다. 5개 동 420가구 규모로 1997년 입주한 단지다. 신길동 R공인 관계자는 “먼저 SK뷰 전용 84㎡ 입주권 시세가 올 상반기 1억 가까이 상승했다”며 “뉴타운 안 1만8000가구 시세가 멀찌감치 달아나자 구축들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신축은 숨고르기
신축 아파트나 재건축 기대감이 큰 20년차 이상 아파트 가격은 정체되거나 떨어졌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매수 심리가 위축된 데다 시세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란 분석이다.

전농답십리 뉴타운에 자리잡은 래미안크레시티 전용 59㎡는 이달 6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 2월엔 같은 층 매물이 7억4000만원, 1층 매물은 7억원에 거래된 바 있다.
![[집코노미] 아파트도 구관이 명관?…펄펄나는 10~20년차 아파트](https://img.hankyung.com/photo/201807/01.17410111.1.jpg)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