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가둬놓아도 벽을 뚫고 다닌다. 화라도 나면 도깨비처럼 부풀어올라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한다. 슈퍼 히어로 아빠는 아기를 돌보느라 쓰러질 지경이다. 아기 돌보는 일이야말로 초능력이 필요하다. 그사이 엄마 헬렌은 고무줄처럼 몸을 늘이는 초능력으로 기차 탈선을 막고 악당을 물리쳐 국민 영웅이 된다. 남편과 부인이 고정된 성(性) 역할을 바꿔 슈퍼 히어로 가족으로 거듭난다. 시종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이끌어가면서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가족사랑·탐정… 애니메이션 영화 쏟아진다
첫 편 이후 14년 만에 돌아온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 2’가 지난 18일 국내 개봉해 흥행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여름방학을 맞아 국내외 장편 애니메이션 기대작이 줄줄이 개봉한다.

국내에 아동용 호러 애니메이션 장르를 개척한 TV시리즈 ‘신비아파트’의 첫 극장판 ‘신비아파트: 금빛 도깨비와 비밀의 동굴’(사진)도 오는 25일 개봉한다. 100년이 넘은 신비아파트에 살던 하리와 두리 남매, 도깨비 ‘신비’가 보물을 찾아 나선다. 그들은 우연히 비밀 동굴을 통해 22년 전 과거로 돌아가 새 모험을 펼친다. 타임슬립(시간여행)이 가미된 설정과 1000살 먹은 금색도깨비 ‘금비’가 새로운 볼거리다. 하리 남매가 어머니의 어린 시절과 만나 세대 간 간극을 좁히고 화해의 창구를 찾아낸다. 한국 서민 아파트와 주택가 풍경, 장독대가 늘어선 모습, 요란스러운 경상도 사투리, 가정에서 공부를 강조하는 어머니 모습 등에서 우리 문화를 접할 수 있어 흥미롭다.

소니픽처스 ‘몬스터호텔 3’와 일본산 ‘명탐정 코난: 제로의 집행인’(이상 8월8일 개봉)도 미국과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한 기대작이다.

‘몬스터호텔 3’는 평생 몬스터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딸과 손자 양육에 바빴던 몬스터호텔의 주인 드락이 가족들과 첫 여름 휴가를 떠나면서 펼쳐지는 바캉스 애니메이션이다. 드락은 미모의 크루즈 선장 에리카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그녀의 무시무시한 비밀이 밝혀지면서 가족들의 휴가는 악몽으로 변한다. ‘명탐정 코난’은 국제 정상회담 테러를 둘러싼 코난과 보안경찰 간 신념의 대결을 그린 미스터리극이다. 일본에서 7주 동안 박스오피스 왕좌를 차지하며 누적 수익 83억엔(약 840억원)을 돌파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