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사회 전반에 걸쳐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이른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중국도 워라밸 문화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요.

지난 13일 중국사회과학원 산하의 재경전략연구원과 관광연구센터가 발표한 '레저 그린북: 2017~2018년 중국 레저 발전보고서'는 2030년부터 '주 4일 근무, 3일 휴식' 도입을 권고했습니다. '주 36시간 제도'를 통해 보다 더 많은 직장인들에게 휴식을 보장해주기 위해서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중국인들의 하루 평균 여가시간은 2시간27분으로 3년전(2시간55분)보다 줄었습니다. 선전, 광저우, 상하이 등 대도시에 거주하는 직장인들은 이보다 더 적은 시간을 여가 시간으로 보낸다고 합니다. 미국 등 다른 선진국(평균 5시간)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습니다.

현행 주 5일 근무 제도는 1995년 5월1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근로 여건 개선보다는 실업 해소에 무게를 둔 조치였다고 합니다. 현재 중국은 하루 8시간 근무, 유급 휴가와 법정 공휴일 휴무 등 한국과 유사한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근로자의 휴가 사용일 수가 세계 평균보다 낮고, 사실상 '주 5일 근무'가 유명무실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 중장기적인 근로 여건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서는 또 휴식시간 외에도 유급휴가 제도 정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사회과학원이 전국에 있는 직장인 25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0.1%가 휴가 중 급여는 '무급'이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18.8%의 응답자는 '유급 휴가지만 휴가일을 본인이 직접 결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결국, 급여 때문에 휴가를 쓰기 어려운 데다 쓸 수 있더라도 자유롭게 쓰기 어려운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수년간 중국이 고속성장을 이룬 데에는 이같은 희생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 중장기적인 근로 여건 개선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보고서는 중장기 근로 여건 개선 방안으로 중국의 춘제(음력설)와 정월대보름의 연휴 기간을 2020년까지 한시적으로 늘리고, 향후 점진적으로 주 4일 근무제도를 도입하는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하루 9시간 일하는 대신, 주 4일 근무를 한다니 꽤 괜찮은 제도라고 생각되긴 합니다.

보고서는 무작정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만큼 노동 생산성이 크게 제고돼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습니다. 무작정 주 4일 제도를 도입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중국 네티즌들의 반응은 "그게 가능한 일이냐", "그냥 됐다"는 반응입니다. 현재 휴가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데, 불과 10년 만에 근로 여건이 변하면 얼마나 변하겠냐는 것이죠. 너무 비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중국의 '주 4일 근무, 3일 휴식' 논의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