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혼부부에겐 '멀고 먼' 신혼희망타운
정부가 신혼부부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혼희망타운 공급 물량을 늘리기로 했지만 정작 서울 시민들이 청약할 곳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신혼희망타운 공급을 위한 공공주택지구를 서울에선 단 한 곳도 새로 지정하지 않아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신혼희망타운을 공급하기 위해 전국에서 공공주택지구 13곳을 신규 지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할 때는 신혼희망타운을 위해 군포 대야미, 남양주 진접2지구 등 9곳을 신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기로 했다.

두 차례에 걸쳐 총 22곳을 새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기로 했지만 서울 지역은 한 곳도 없다. 신혼희망타운은 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한다. 해당 지역 거주자 우선조건의 기준은 시·군·구가 아니라 광역시·도다. 서울시민은 우선공급 물량이 하나도 없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수도권에선 66만㎡ 이상인 대규모 택지개발지역에서 공급되는 물량에 서울 거주자도 청약 기회가 있다. 경기도에서는 해당 아파트 공급지역 거주자에게 전체 물량의 20%를, 그 외 경기도 거주자에게 30%를 우선 공급한다. 나머지 50% 물량은 기타 거주자에게 공급하도록 돼 있어 서울시민이 청약할 수 있다. 그러나 면적이 66만㎡ 이상인 신규 공공주택지구는 수도권에서 군포 대야미(67만8000㎡), 구리 갈매역세권(79만9000㎡), 남양주 진접2(129만2000㎡), 화성 어천(74만4000㎡), 시흥 거모(151만1000㎡) 등 5곳에 불과하다. 이들 지역 대부분은 서울 접근성이 떨어져 신혼부부가 서울로 출퇴근하기 힘들다는 약점이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신혼부부는 기존 택지지구와 신도시 물량을 적극 공략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입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기존 택지지구에서도 3만5000여 가구 규모의 신혼희망타운을 공급한다. 이 중 2만4000여 가구가 수도권 물량이다. 이미 택지 조성이 끝났기 때문에 공급도 빠르다. 수서역세권 등 서울에서 공급되는 물량과 66만㎡ 이상이면서 입지 여건이 뛰어난 지구를 찾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과천지식정보타운, 과천 주암, 위례신도시, 하남 감일, 고덕 국제화, 고양 지축, 남양주 진건, 남양주 별내 등을 유망지구로 꼽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에선 도심 역세권, 유휴지, 보존 가치가 낮은 그린벨트를 활용해 신혼희망타운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하반기에 대상지를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