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간신히 버텨… 벌써 내년이 두렵다"
“올해도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내년에 최저임금이 더 오르면 사업을 접어야 하지 않을까 고민 중입니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심야시간에 문을 닫거나 가격을 대폭 인상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차별화하지 않는 한 답이 없어 보입니다.”(경기 의정부시 S편의점 K사장)

“건설용 철사와 철못 수요가 급감하는 등 경기가 빠른 속도로 침체되고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내년에도 가파르게 인상되면 가뜩이나 영세한 중소기업이 버티기 힘들 겁니다. 내국인 근로자를 구하기 힘든 우리 같은 업종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외국인 근로자만 좋은 일 시키는 겁니다.”(박상엽 삼창선재 대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과 사업(업종)별 구분 적용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서울 종로의 한 한식점은 올 들어 종업원 수를 3명으로 절반을 줄였다. 이 식당 사장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오르면 물건을 공급하는 업체의 재료값도 상승하는 등 물가가 줄줄이 인상된다”며 “올해 같은 비율로 오른다면 내년 이맘때 5명 미만의 소상공인 절반가량이 문을 닫아야 할 처지”라고 우려했다.

중소기업중앙회 소속 중소기업협동조합도 업종별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과 사업별 구분 적용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인쇄산업은 1만9000여 개 업체 중 94%가량이 종업원 수 10명 미만의 영세 업체다. 대한인쇄정보산업협동조합연합회는 “인쇄업계는 인구 감소와 소비행태의 변화에 따라 수요가 감소하고 인건비와 원자재값은 올라 대부분 적자 상태”라며 “최저임금의 완만한 상승과 영세 업종에 대한 차등 인상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대기업의 2~4차 협력업체인 금속열처리기업들도 열처리 공정의 특성 때문에 공장을 24시간 가동해야 한다. 금속열처리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제조원가 대부분이 에너지 비용(전기료)과 인건비로 구성돼 있는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경영을 악화시키는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