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최저임금 차등화' 호소에… "시급 1만원이 먼저"라는 노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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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경제 6단체, 2년 만에 공동성명
경제단체 잇따른 호소에도
勞, 43.3% 유례없는 인상률 제시
"업종별 차등화 최저임금과 무관
시급 1만원 달성 뒤 노력할 것"
최저임금委 14일까지 전원회의
노사 입장차 커 합의 도출 난망
경제단체 잇따른 호소에도
勞, 43.3% 유례없는 인상률 제시
"업종별 차등화 최저임금과 무관
시급 1만원 달성 뒤 노력할 것"
최저임금委 14일까지 전원회의
노사 입장차 커 합의 도출 난망
내년도 최저임금액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절박한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단체들은 지난 4일에 이어 9일에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합리적 수준의 인상과 업종별 구분 적용을 촉구했다. 소상공인들은 “또 두 자릿수 인상이 이뤄지면 최저임금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겠다”며 ‘실력행사’도 예고했다. 하지만 최저임금액 결정의 열쇠를 쥔 노동계는 43.3%라는 유례없는 인상률을 제시하며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사지로 내몰린 소상공인
경제단체들이 잇달아 호소문을 내고 한편으로는 실력행사까지 거론하는 것은 올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16.4%)으로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생존 임계치에 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음식점, 숙박업소, 편의점 등 영세 자영업이 많은 업종에는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해 부담을 덜어달라는 게 이들의 호소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는 약 683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5%를 차지한다. 국내 기업의 85.6%는 소상공인 사업장이며 이들이 전체 고용의 36.2%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가계상황은 임금을 받는 직장인보다도 못하다. 임금근로자 한 명이 월평균 329만원을 받을 때 동종업계 소상공인은 209만원을 번다는 통계(2015년 중소기업중앙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3%나 떨어진 것으로 조사(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됐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개편도 소상공인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겼다. 국회가 지난 5월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고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도록 했으나 정작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거의 혜택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위원회의 한 사용자위원은 “이렇다 할 상여금이나 복리후생비가 없는데 산입범위를 확대한들 무슨 소용이냐”며 “법개정 효과는 그나마 먹고살 만한 중소기업에나 해당되는 얘기”라고 했다.
더구나 노동계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대가로 더 높은 인상률을 주장하고 있어 노동계 요구가 현실화되면 소상공인들은 그야말로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노동계는 이들의 호소에 귀를 닫고 있다.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 대표 격인 이성경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업종별 구분도 중요하지만, 사실 그건 최저임금과는 연관이 별로 없는 것”이라며 “소상공인에게 어려움이 있다면 먼저 시급 1만원을 달성한 뒤 (해법을) 마련해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사용자위원은 “당장 폐업을 고민할 정도로 힘들어 죽겠다는데 몇년 기다려보라는 얘기”라며 “이런 상황에서 무슨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내년 최저임금 14일 결정될까
최저임금위는 10·11·13·14일 나흘간 회의를 열어 내년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매듭짓기로 했다. 특히 사실상 시한인 14일에는 새벽까지 전원회의를 열어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하지만 노사 간 입장 차가 너무 커 합의안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양측의 최초 제시안 격차는 3260원이다. 노동계는 지난 5일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43.3% 높은 1만790원(시급)을 제시했다. 반면 사용자위원 측은 올해 최저임금 수준(7530원)으로 동결을 요구했다. 다만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 경감을 위해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이 적용되면 인상률을 유연하게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 최저임금 결정도 합의가 아니라 공익위원안을 놓고 막판 투표로 결정될 공산이 크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도 “법정 심의기한(6월28일)은 준수하지 못했으나 확정고시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최저임금위는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의 확정고시일(매년 8월5일) 20일 전까지 다음해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결정일이 늦어진다고 해서 법적 효력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다음주로 넘어갈 가능성도 없진 않다. 지난해에는 7월15일, 2016년엔 7월16일 결정됐다.
아직 최저임금위에 복귀하지 않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행보도 변수다. 전원회의를 한두 차례 남기고 복귀할 경우 그동안 해온 논의의 틀이 흔들리면서 심의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위원회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사지로 내몰린 소상공인
경제단체들이 잇달아 호소문을 내고 한편으로는 실력행사까지 거론하는 것은 올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16.4%)으로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생존 임계치에 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음식점, 숙박업소, 편의점 등 영세 자영업이 많은 업종에는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해 부담을 덜어달라는 게 이들의 호소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자영업자는 약 683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5%를 차지한다. 국내 기업의 85.6%는 소상공인 사업장이며 이들이 전체 고용의 36.2%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가계상황은 임금을 받는 직장인보다도 못하다. 임금근로자 한 명이 월평균 329만원을 받을 때 동종업계 소상공인은 209만원을 번다는 통계(2015년 중소기업중앙회)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3%나 떨어진 것으로 조사(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됐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개편도 소상공인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겼다. 국회가 지난 5월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고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도록 했으나 정작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은 거의 혜택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위원회의 한 사용자위원은 “이렇다 할 상여금이나 복리후생비가 없는데 산입범위를 확대한들 무슨 소용이냐”며 “법개정 효과는 그나마 먹고살 만한 중소기업에나 해당되는 얘기”라고 했다.
더구나 노동계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대가로 더 높은 인상률을 주장하고 있어 노동계 요구가 현실화되면 소상공인들은 그야말로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노동계는 이들의 호소에 귀를 닫고 있다. 최저임금위 근로자위원 대표 격인 이성경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총장은 “업종별 구분도 중요하지만, 사실 그건 최저임금과는 연관이 별로 없는 것”이라며 “소상공인에게 어려움이 있다면 먼저 시급 1만원을 달성한 뒤 (해법을) 마련해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사용자위원은 “당장 폐업을 고민할 정도로 힘들어 죽겠다는데 몇년 기다려보라는 얘기”라며 “이런 상황에서 무슨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내년 최저임금 14일 결정될까
최저임금위는 10·11·13·14일 나흘간 회의를 열어 내년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매듭짓기로 했다. 특히 사실상 시한인 14일에는 새벽까지 전원회의를 열어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하지만 노사 간 입장 차가 너무 커 합의안을 도출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양측의 최초 제시안 격차는 3260원이다. 노동계는 지난 5일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43.3% 높은 1만790원(시급)을 제시했다. 반면 사용자위원 측은 올해 최저임금 수준(7530원)으로 동결을 요구했다. 다만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 경감을 위해 최저임금의 업종별 구분이 적용되면 인상률을 유연하게 제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년 최저임금 결정도 합의가 아니라 공익위원안을 놓고 막판 투표로 결정될 공산이 크다.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도 “법정 심의기한(6월28일)은 준수하지 못했으나 확정고시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최저임금위는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의 확정고시일(매년 8월5일) 20일 전까지 다음해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결정일이 늦어진다고 해서 법적 효력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다음주로 넘어갈 가능성도 없진 않다. 지난해에는 7월15일, 2016년엔 7월16일 결정됐다.
아직 최저임금위에 복귀하지 않고 있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행보도 변수다. 전원회의를 한두 차례 남기고 복귀할 경우 그동안 해온 논의의 틀이 흔들리면서 심의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위원회도 우려하는 대목이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