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단기 금리 차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좁혀졌다. 금리 상승기에 흔히 발생하는 현상일 수도 있지만, 미·중 ‘무역전쟁’과 맞물려 경기 침체의 신호탄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美 침체 신호인가… 장·단기 금리차 11년 만에 최저
3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장기 경기 전망을 반영하는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4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833%를 나타냈다. 미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2.3bp 하락한 연 2.530%로 마감했다.

이에 따라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차는 30.3bp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29.6bp까지 좁혀지기도 했다. 이는 2007년 8월 이후 가장 격차가 작은 수준이다.

장·단기 금리 차가 줄어드는 건 현재 경기 회복으로 단기 금리가 빠르게 오르는 데 비해 장기 성장률 전망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미국의 경제지표는 계속 좋게 나오고 있다. 미 실업률은 18년 만에 최저 수준이고 2분기 성장률이 5%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날 발표된 5월 공장재 수주 실적도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단기물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는 요인이다. 반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장기적으론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Fed가 금리를 올려도 경기가 둔화돼 장기물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을 것으로 보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무역전쟁 탓에 장기물 국채를 사들이는 안전자산 수요까지 가세해 장기물 금리가 떨어지면서 장·단기 금리 차가 좁혀지는 측면도 있다.

미 증권전문매체인 시킹알파는 향후 6~12개월 내에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 금리를 넘어서는 수익률 역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국은 과거 경기 침체를 겪을 때마다 12~18개월 전에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을 경험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