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이용자의 게임통계를 분석하는 오피지지가 세계 인터넷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피지지 서비스의 글로벌 사용자가 월 3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정보기술(IT)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게이머들의 각종 통계 분석

20대 프로그래머 두 명, 게임통계로 글로벌 '대박'
오피지지는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 인기 게임의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하는 서비스명이자 회사명이다. 게임에서 강력한 능력을 가진 캐릭터, 아이템 등을 뜻하는 OP(overpowered)와 게임이 끝났을 때 ‘좋은 게임이었다’는 뜻으로 남기는 말인 GG(good game)를 합쳐서 만든 이름이다.

오피지지는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면서 남긴 각종 통계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총쏘기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게임 내 평균 등수, 평균 이동거리, 평균 생존시간, 전체 이용자 중 순위 등 기본통계는 물론 모든 정보를 분석해 게임 이용자의 성향과 부족한 부분 등을 보여준다.

20대 프로그래머 두 명, 게임통계로 글로벌 '대박'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한 오피지지의 하루평균 이용자와 월평균 이용자는 2015년 각각 105만 명과 1601만 명에서 이달 들어 215만 명과 3180만 명으로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해외 이용자 비중은 70%가 넘는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인터넷 서비스 중 실사용자가 3000만 명을 넘는 것은 포털 네이버와 다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카메라 앱(응용프로그램) 스노우 등 대부분 IT 대기업이 개발한 서비스다.

박천우 오피지지 대표(27·사진)는 “게임 이용자는 오피지지에서 자신의 기록을 확인하는 데 재미를 느끼고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게임 실력을 개선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대박’ 터뜨린 20대 창업자들

20대 프로그래머 두 명, 게임통계로 글로벌 '대박'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블루홀은 지난해 이 게임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오피지지와 게임통계 서비스 협약을 맺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분석 통계는 게이머의 관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게임 수명을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오피지지를 세계적 서비스로 키운 것은 박 대표와 최상락 대표(28)로 20대 공동 창업자다.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독학한 이들은 중학생 시절 온라인 컴퓨터프로그램언어(C언어) 커뮤니티에서 만났다. 박 대표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고 최 대표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두 사람은 2010년 옥션과 같은 오픈마켓을 개설하려고 창업에 나섰다. 일이 잘 풀리지 않자 머리를 식힐 겸 개발한 오피지지가 ‘대박’을 터뜨렸다. 오피지지는 2017년 세계 최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액셀러레이터(창업 지원 기관)인 500스타트업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4월에는 DS자산운용과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100억원을 투자받았다.

박 대표는 올 3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8년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용자 1억 명 모을 것”

오피지지의 월평균 매출은 5억원 선으로 주로 오피지지에 노출되는 광고 수입이다. 오피지지는 당분간은 수익 확대보다 이용자 늘리기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목표로 삼은 이용자 수(월간 평균 기준)는 1억 명이다.

이를 위해 게임통계를 기반으로 한 사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게임 이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기로 했다. 박 대표의 머릿속에는 게임통계 기반 소셜미디어, 게임 향상 분석 서비스 등 구상 중인 아이템이 다양하다.

박 대표는 “4개인 e스포츠게임단 보유 규모도 더 늘릴 예정”이라며 “게임통계를 바탕으로 최강 게임단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