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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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도시재생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날 겁니다.”

노성철 CJ헬로 신성장추진실 상무(사진)는 2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탄탄한 지역 네트워크와 그동안 축적한 방송·통신 기술을 결합하면 도시재생이나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도시재생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한 생활밀착형 신사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CJ헬로의 주력 사업은 케이블TV와 알뜰폰이다. 두 사업 모두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게 CJ헬로의 급선무다. 노 상무는 “24개 케이블TV 사업권역과 함께 성장한 CJ헬로는 전국 곳곳에 폭넓게 사업 모세혈관(지역 네트워크)을 심어놓은 것이나 다름없다”며 “이 모세혈관에 피를 돌 수 있게 하는 사업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사내 신성장추진실은 언제 구성됐나요.

“작년 상반기에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주력사업인 케이블TV와 알뜰폰 이후의 먹거리를 생각해보고 미리 준비해보자는 경영진의 고민이 반영됐습니다. 처음에는 태스크포스처럼 몇 명 안되는 인력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인원이 60명까지 늘어났습니다. 파워클라우드(에너지절감) 사업의 일환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등 신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조직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습니다.”

ESS 분야에서 꽤 성과를 내는 것 같습니다.

“ESS는 전력을 모아뒀다가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산업용 에너지 절감 시스템입니다. 전력을 모아두는 배터리 관련 기술 못지않게 중요한 게 바로 관제·운영 서비스 능력입니다. 관제·운영 서비스는 425만 케이블TV 가입자를 보유한 CJ헬로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현재 서울대, 농협, 한국기계연구원, 도레이첨단소재 등과 ESS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ESS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대형 통신사와의 입찰 경쟁에서도 이기는 등 신규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 사업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네 맞습니다. 가정으로 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입니다. 일본 주피터텔레콤은 방송·통신 상품과 에너지를 결합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옥상에 태양광 발전장치를 설치해 주민들의 전기 사용료를 절감해 주는 방식입니다. CJ헬로도 방송·통신과 에너지 등 이종상품의 결합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 구상을 짜고 있습니다. 이런 이종 상품 간 결합상품으로 기존 가입자를 지키고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결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향후에는 가정 내 전기사용량을 분석해주는 전력절감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겁니다.”

▶도시재생 사업은 스마트시티와 비슷한 개념인가요.

“도시재생은 스마트시티 이상의 개념입니다. 안전, 고령화, 에너지, 문화 등 지역 특색에 맞춰서 지역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해결함으로써 지역을 발전시키는 게 도시재생입니다. CJ헬로가 최근 관심을 갖는 사업 중 하나가 원도심(原都心) 재생 문제입니다. 젊은 층이 떠나고 어르신들만 남아 노후화되고 있는 도시를 활성화하는 겁니다. CJ헬로는 도시재생 사업인 ‘꿈마을 연구소’를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 각 지역 특성에 맞는 도시 활성화 방법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물론 도시재생 사업에는 스마트시티 개념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지능형 CCTV나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어르신들의 안전과 마을 치안을 보완하는 해법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지역 기반의 사업구조가 성장의 한계로 작용하지 않을까요.

“요즘 같은 지방분권화 시대에서 오히려 케이블 사업자가 경쟁력을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의 생활밀착형 서비스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CJ헬로가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에 지역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를 결합하면 수요자들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CJ헬로는 지역의 이슈를 해결하고, 지역 발전 모델을 찾고, 지역채널을 활용한 홍보활동, 지역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왔습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CJ헬로를 굉장히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지역과의 끈끈한 연결고리는 CJ헬로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지역네트워크를 잘 활용한다면 다양한 신사업을 확장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가상현실(VR) 사업도 준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VR 사업은 기존 방송·통신 사업과 밀접한 영역입니다. 영상 매체를 보는 방식만 달라질 뿐이지 VR 역시 영상사업의 한 분야입니다. 방송·통신 시장에서 VR 사업을 둘러싼 사업자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겁니다. CJ헬로 역시 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놀이형 체험시설을 중심으로 사업을 한 뒤 호텔, 리조트 객실에도 VR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겁니다. CJ그룹이 가진 영상·미디어 콘텐츠는 막강합니다. 이런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다면 VR 시장 경쟁에서 분명히 앞서나갈 수 있을 겁니다.”

▶새롭게 구상 중인 신사업도 많을 것 같습니다.

“IoT 기술을 접목한 차별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세먼지나 라돈 등 고객들의 생활 속 우려를 해결하는 가정용 공기청정시스템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천식을 앓고 있는 노인, 신생아 등 고객 요구에 따라 방마다 다른 시스템을 구축하는 식의 사업입니다. 스마트박스(Smart Box)와 같은 다기능 IoT 무인택배보관함 서비스 사업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