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이 막히면서 ‘임대 후 분양’으로 변경한 서울 한남동의 고급주택 단지 ‘나인원 한남’의 공급 절차가 확정됐다.

나인원 한남의 사업 시행자인 대신F&I는 오는 26일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뒤 다음달 2일 분양 청약을 받을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이어 다음달 5일 당첨자를 발표한 뒤 9~11일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내년 11월 입주를 시작해 4년 뒤인 2023년 11월 분양으로 전환하게 된다. 임대 입주자에게 4년 뒤 분양전환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분양가는 내년 말 감정 평가를 통해 결정한다.

나인원 한남은 임대주택이기 때문에 청약통장이 필요 없다. 대신F&I는 별도 인터넷 홈페이지를 열어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세대당 1건만 청약할 수 있는 제한 조건이 있긴 하지만 일반 청약과 상관없이 100% 추첨으로 입주자를 선정한다. 청약 보증금은 없다.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도 뜨거운 상태다. 당초 선분양 방식으로 사려고 했던 실수요자들에겐 4년 동안 살아보고 매매를 결정할 수 있는 임대 후 분양 방식이 더욱 좋은 선택지가 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12일 재개관한 사전홍보관에 하루 최대인 50팀이 방문해 입주 조건과 일정 등을 상담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자가 몰리면서 당일 예약은 불가능할 정도다.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서울 압구정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임대 후 분양으로 전환한 뒤 수요자들의 관심이 10배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

나인원 한남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인아파트 부지에 들어설 고급 주택단지다. 전용면적 206㎡형 174가구, 244㎡ 114가구, 273㎡ 43가구, 244㎡(펜트하우스) 10가구 등 총 341가구로 조성된다. 임대보증금은 206㎡ 33억~37억원, 244㎡ 38억~41억원, 273㎡ 45억원, 244㎡ 48억원이다.

수십억원대 임대보증금에도 불구하고 예비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것은 주택시장에서 고급주택에 대한 수요가 충분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집값이 오른다면 분양을 받아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예상만큼 안 올랐다면 그냥 퇴거하면 된다.

서기열/선한결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