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자전거를 제작해 파는 영원무역의 자회사 스캇은 애물단지였다. 지난해 201억원 순손실을 내는 등 부진한 사업으로 영원무역의 발목을 잡아왔다. 이런 스캇이 올해 수백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흑자 회사로 환골탈태할 전망이다. 덩달아 영원무역의 투자 매력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영원무역은 600원(1.95%) 내린 3만200원에 마감했다. 올 들어선 4.1% 하락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 영원무역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영원무역 자회사인 스캇의 턴어라운드(실적 회복)가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신한금융투자는 영원무역 목표가를 4만1000원에서 4만6000원으로 높였다.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 영원무역을 1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영원무역은 2015년 스위스 회사 스캇의 지분 50.01%를 1582억원에 사들였다. 고가의 산악자전거(MTB), 로드바이크, 전기자전거 등을 생산하고, 매출의 75% 이상이 유럽에서 나온다. 하지만 적자폭이 커지면서 지난해 영업손실 30억원, 순손실 201억원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영원무역도 작년 4분기 231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원무역의 본업인 의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동안 이 회사 주가를 끌어내린 건 스캇의 실적 부진”이라고 말했다.

스캇은 지난 1분기 예상을 깨고 영업이익 100억원을 기록했다. 하누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이익률이 높은 전기자전거 판매가 늘고 비용 절감에도 성공했다”며 “성수기인 2분기에도 스캇의 실적 회복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캇이 포함된 브랜드 유통·기타 사업 부문은 올해 3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덕분에 영원무역의 올해 순이익은 1300억원대로 지난해(947억원)보다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면화 등 원자재값 상승과 원화 강세로 다른 OEM 업체는 부진에 빠졌지만 아웃도어와 스포츠웨어에 전문화된 영원무역은 적정 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스캇의 실적 회복이 하반기까지 계속되면 주가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