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가상화폐 ICO 성공사례 'Hdac', 구설수 오른 이유
국내 가상화폐(암호화폐) 업계에서 성공 사례로 꼽히는 에이치닥(Hdac)이 불투명한 운영으로 구설에 올랐다.

Hdac은 지난해 정대선 현대BS&C 사장이 스위스에 ‘HDAC 테크놀로지’를 설립하고 주도한 암호화폐다. 비트코인 6000개 규모 ICO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시장에서 ‘현대코인’이라는 별칭까지 얻은 바 있다.

Hdac은 지난 18일 메인넷 가동을 발표했다. 이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과 같이 독자적인 플랫폼을 갖추고 자체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 메인넷이 공개되며 암호화폐 채굴도 가능해졌다.

백서에 따르면 Hdac은 120억개 코인이 발행되는데, 개발팀 지분 7%와 프리세일/ICO 물량 7%를 제외한 86%를 채굴에 의존한다. 따라서 120억개의 14%인 16억8000만개 코인이 사전에 채굴될 수 있다.

노드를 추적한 일부 투자자들은 메인넷 공개 전에 더욱 많은 양의 Hdac이 채굴됐다고 주장한다. 1번부터 1만6800번째 노드까지 16억8000만개가 채굴됐고 이후 8만2345번째 노드까지 3억2772만개가 추가 채굴됐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현재 Hdac 코인이 개당 1000~1500원 정도에 장외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3300억~4900억원 가량의 차액이 발생하는 셈이다.

깃허브에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점도 비판 받았다. 통상 오픈소스를 활용한 블록체인들은 개발자 커뮤니티인 깃허브에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다른 개발자들과 토론을 거치며 코드를 수정, 보완한다.

이러한 방법은 블록체인의 투명성을 보장해주는 역할도 하기에 소스코드를 공개하지 않는 블록체인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또 암호화폐 채굴도 공개된 소스코드를 기반으로 이뤄지기에 코드 공개가 안 되면 채굴도 원활하지 않다. 전체 코인의 86%를 채굴에 의존하는 Hdac에게는 치명적인 문제가 된다.

시장 참여자들과 적극 소통했다면 오해를 사전에 풀 수 있었지만, Hdac은 국내 소통 채널을 운영하지 않아 의혹을 키우기도 했다.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텔레그램 등의 메신저를 활용한 공식 단체방을 운영하며 투자자들에게 상시 질의를 받는다. 국내에 Hdac 단체방은 존재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의 모임일 뿐 Hdac 관계자는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HDAC 테크놀로지는 “제네시스 블록이 가동된 2017년 11월 23일부터 메인넷 가동을 발표한 5월 18일 사이에 생성된 총 Hdac은 20억2700만개"라며 테스트 목적으로 채굴된 코인 2억500만개를 변호사 입회하에 소각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따르면 120억개 Hdac 가운데 2억개 이상이 영구히 사라지게 된다.

또 Hdac 측은 "메인넷 오픈 전 베타테스트 과정에서도 1억4200만개가 채굴됐다"며 "참가자는 무작위 선착순으로 공개 모집했고 메인넷 안정화가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소스코드 비공개 등 비판과 관련해서도 “24일 오후 4시경 메인넷 오픈소스를 공개할 방침”이라며 “현재 구축 중인 'Hdac 가치포탈'을 조만간 오픈해 공식 커뮤니티 채널로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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