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모비스 프로젝트'… "글로벌 전장社 M&A 추진"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사진)이 “현대모비스가 전장(電裝) 분야 등에서 4~5개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격적 M&A를 통해 그룹 지배회사로 거듭날 현대모비스를 미래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는 기술 기업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정 부회장은 11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대모비스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키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차량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와 오디오 등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용 카메라, 전기자동차 구동모터, 인공지능(AI) 시스템 등 전장 관련 기술력을 가진 글로벌 업체를 인수해 미래 차 핵심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를 세계 1위 부품사인 독일 보쉬와 같은 회사로 변신시킨다는 게 정 부회장의 목표다.

그는 “현대차그룹이 살길은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보다 더 ICT 회사답게 변화하는 데 있다”며 “이런 역할을 주도할 곳이 현대모비스”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반기’를 든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공격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엘리엇은 오는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표를 행사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지주회사체제 전환 등을 압박하는 엘리엇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주사로 전환하면 규제 탓에 대규모 M&A가 어려워지고, 금융 계열사를 매각해야 하는 등 사업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어서다.

장창민/도병욱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