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도 소규모 상가 강세
8일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신규 분양되는 상가의 개별 점포 면적이 5년 전의 절반 크기로 줄었다. 5년 전만 해도 전용면적 66㎡(1층 기준)가 많았지만 요즘은 대부분 전용 28~33㎡ 크기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전국에 공급된 상가건물은 243개로, 2010년(268개)보다 9% 적다. 하지만 점포 수는 1만4367개로, 2010년(9749개)보다 47% 늘어났다. 분양대행사 미드미디앤씨의 이월무 대표는 “초기에는 1층을 주로 쪼갰지만 요즘은 2층 이상도 대부분 쪼개 총분양가를 낮추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상가 분양가가 꾸준히 상승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상가업계의 분석이다.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통상 5억~8억원 금액대의 상가를 분양하려면 상가 면적이 작아질 수밖에 없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준공된 상가들도 설계 변경을 통해 작은 면적으로 소위 ‘칼질’해 분양하는 추세”라며 “이보다 큰 점포가 필요하면 3~4개 호실을 분양받아 중간 벽을 허문다”고 말했다.
나홀로 고객도 다운사이징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1~2인 단위의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굳이 큰 점포가 필요없어진 까닭이다. 취업난 여파로 소자본 창업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는 것도 소규모 상가 수요가 늘어난 배경이다.
일부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창업 시 면적 제한 벽을 허물고 있다. ‘김민영 왕호떡’을 비롯해 반찬가게 브랜드인 ‘오레시피’, ‘진이찬방’ 등은 3.3㎡짜리 점포 창업이 가능하다. 한방차 프랜차이즈 ‘오가다’도 초소형 매장용 ‘오가다 더 심플’을 지난해 출시했다. 셀렉토커피 브랜드는 최근 26㎡부터 창업이 가능하도록 규정을 변경했다. 상가업계에 따르면 창업비용 5000만원대 이하의 소자본 카페 프렌차이즈는 53개로 전체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332개)의 16%를 차지한다. 일반 카페 창업비용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상가 다운사이징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소형 상가의 임대료도 오르는 추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면도로나 주택가 등에 있는 소규모 상가의 임대료가 처음으로 중대형 상가를 추월했다. 이 선임연구원은 “소형 상가에 투자하거나 임차인을 구할 때는 가격 경쟁력 면에선 유리할 수 있지만, 접근성이나 주변 업종과의 경쟁력 등을 따져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